경기선행지수 4개월째 하락… 회복세 주춤?
입력 2010-05-31 18:56
‘경기 회복세 둔화냐, 상고하저(上高下低)의 숨고르기냐.’
4월 산업생산이 10개월째 증가하며 경기 회복의 흐름을 이어갔으나 향후 경기국면을 예고하는 경기선행지수가 4개월 연속 하락하고 투자와 소비 증가세도 주춤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경제지표가 엇갈리면서 빠른 회복세를 보여 온 경기가 한풀 꺾이는 게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상반기에 높은 성장률이 하반기로 갈수록 낮아지는 상고하저의 숨고르기라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산업생산 10개월째 증가…선행지수 4개월 연속 하락=31일 통계청이 발표한 산업활동 동향에 따르면 4월 광공업 생산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9.9% 증가했고 전월 대비로는 0.2% 늘었다. 전년 동월 대비 광공업생산 증감률은 지난해 7월 이후 10개월 연속 플러스를 보이고 있다. 다만 전월의 22.5%보다 증감률이 다소 줄었다.
서비스업 생산은 전월 대비 0.2%, 전년 동월 대비 3.8% 증가했고 소매판매액지수는 전월 대비 1.7% 감소했지만 전년 동월 대비 7.1% 증가했다.
설비투자는 기계류 투자가 줄어 전월 대비 5.9% 감소한 반면 전년 동월 대비로는 25.7% 증가했다. 건설기성은 건축·토목공사가 부진해 전월 대비 7.0%, 전년 동월 대비 5.4% 감소했다.
6개월 후 경기를 가늠해볼 수 있는 4월 선행종합지수의 전년 동월비는 전월보다 1.2% 포인트 하락했다. 이는 지난 1월 전월 대비 0.3% 포인트 떨어져 13개월 만에 마이너스로 전환한 이후 넉 달 연속 하락한 것이다. 경기 회복세가 둔화되는 게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다. 현재 경기 상황을 보여주는 동행지수 순환변동치는 전월보다 0.5 포인트 상승해 2009년 3월 이후 14개월 동안 상승세를 이어갔다.
정부는 현재 우리 경제는 회복세가 완연하며 선행지수도 하반기에 상승세로 돌아서는 등 회복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유럽 재정위기, 북한 리스크 실물경제 영향 제한적=전문가들은 아직 판단하기에 이르지만 우리 경제의 대표적 불확실성 요인인 유럽 재정위기와 북한 리스크가 아직 실물경제에는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하지만 유럽 재정위기가 장기화될 가능성이 있는 데다 북한 리스크가 증폭될 경우 투자와 소비 심리가 꺾일 수 있어 하반기 우리 경제 운용의 주요 변수가 될 전망이다. 한국경제연구원 안순권 수석연구위원은 “유럽 재정위기와 북한 리스크가 아직은 우리 경제에 크게 영향을 미치지 않고 있지만 향후 전개되는 양상에 따라 투자나 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김재중 기자 jj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