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후보 24시 르포] 무소속 김두관 경남도지사 후보, 지지층 찾아 “꼭 투표하세요”

입력 2010-05-31 21:30


31일 낮 마산 경남대 교정. 야권 단일후보로 나선 무소속 김두관 경남지사 후보가 “투표하세요. 이왕이면 7번”이라며 학생들에게 손을 내밀었다.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보다 앞서지만 적극 투표층에서는 지지율이 뒤지며 초박빙 판세로 분석되자, 주요 지지층인 대학생을 1명이라도 더 투표장으로 불러내기 위해 찾은 것이다.

김 후보는 잰걸음으로 비탈진 교정을 오르락내리락했다. 학생은 대부분 밝은 표정으로 김 후보의 인사에 응했다. “팬”이라며 휴대전화로 같이 사진찍자는 부탁을 하는 학생도 있었다. 한 남학생은 김 후보가 지나가자 “7번을 찍겠다. 내가 투표해도 결과가 바뀔 가능성이 없으면 안 하는데, 이번에는 투표 안 하면 (김 후보가) 안 될 수도 있다고 하니 해야겠다”고 했다. 김 후보는 학생회관 휴게실에서 학생들과 즉석 간담회를 갖고 “신재생에너지 산업단지를 포함한 그린신도시를 만들어 5만개의 질 좋은 청년 일자리를 창출하겠다”고 약속했다.

교내서점 주인 도주곤(51)씨는 “찾아주셔서 영광이라예. 요즘 ‘운명이다’(노무현 전 대통령 자서전)가 잘 나간다”며 즉석에서 김 후보에게 책 한 권을 선물했다. 도씨는 “한나라당이 오래 해먹어서 너무 오만방자하다. 입만 열면 거짓말”이라고 핏대를 세웠다.

김 후보는 30대 이상의 교직원 등을 만나 “초박빙입니더. 좀 도와주이소”라고 간절하게 지지를 호소했다. 학생들과 교내식당에서 2500원짜리 설렁탕 한 그룻을 깨끗이 비운 김 후보는 정문 앞에서 “경남의 새로운 변화를 위해 학생 여러분들이 꼭 투표를 해 달라”며 긴장의 끈을 늦추지 못하는 표정이었다. 한 지지자는 “경남은 전통적인 한나라당 텃밭이어서 마지막까지 모르는 기라”며 “이번에는 정말 투표함 뚜껑을 열어봐야 결과를 알 것 같다 카이”고 했다.

김 후보는 차량을 타고 경남대에서 창신대까지 거리 유세를 벌였다. 지리산 ‘청학동 훈장님’으로 알려진 김봉곤(43)씨가 도포 차림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씨티부동산 사장님, 기호 7번 김두관 후보가 왔습니다” “BYC 사장님, 한 표 찍어주십시오”라며 점포명을 일일이 부르며 지지를 호소했다. 마산 어시장을 지나는 동안에는 40∼50대 상인들이 손을 흔들어 화답하기도 했다.

앞서 김 후보는 오전 7시30분 마산역 부근에서 지지자들과 선짓국으로 아침을 먹고 창원 팔용동 중고자동차 전문상가를 돌았다.

창원 전문대와 창신대 등 대학가에서 유세를 벌인 김 후보는 양산으로 이동, 남부시장과 이마트에서 세몰이를 했다. 김 후보는 시민 수백 명이 모인 유세에서 “제가 얼마나 무서우면 한나라당 지도부와 지역구 국회의원 15명이 모조리 내려와서 운동을 하겠느냐”며 “제가 이기면 도민들이 ‘정치혁명’을 일으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김해에서 저녁 유세를 마무리하고 밤늦게 고향 남해로 이동하는 강행군을 했다.

창원·마산·양산=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