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 ‘천안함 조사단’ 입국… 증거 확인·사고해역 방문

입력 2010-05-31 21:50


천안함 침몰 원인을 조사할 러시아 전문가들이 31일 입국, 본격 활동에 착수했다. 이들은 김태영 국방부 장관을 예방하고 국방부 군사지휘본부에서 민·군 합동조사단의 조사 결과에 대한 브리핑을 받았다.

국방부 관계자는 “러시아 조사단은 1일부터 합조단의 과학수사 및 폭발유형분석, 화약분석 분과 등 분과위별 조사 결과에 대한 설명을 듣고 평택 해군 2함대사령부를 방문, 절단된 천안함과 최근 인양된 가스터빈의 파손 상태 등을 직접 조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러시아 해군 전문가 3명으로 구성된 조사단은 천안함 침몰이 북한 소행임을 밝혀주는 결정적 증거로 합조단이 제시한 어뢰 추진체도 직접 확인하고 백령도 남서쪽 사고 해역도 방문할 예정이다. 조사단은 7일까지 체류할 예정이며 조사가 끝나는 대로 보고서를 작성할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러시아 측이 조사단 일정 비공개를 우리 측에 요청하는 등 시종 신중한 입장을 보여 조사 결과가 발표될지는 불투명하다.

이번 조사단 활동은 러시아가 천안함 사태에 대해 어떤 입장을 취하느냐에 주요 변수가 될 것으로 보여 주목된다. 정부는 러시아 조사단 활동에 최대한 협조한다는 방침이다. 정부 관계자는 “러시아의 조사단 파견은 합조단의 조사 결과를 믿지 못한다거나 재조사를 하겠다는 개념은 아니다”며 “우리 측 조사 결과를 직접 눈으로 보고 확인한다는 차원인 것 같다”고 말했다.

앞서 알렉세이 브로다브킨 러시아 외교부 차관은 30일(현지시간)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열린 제11차 한·러 포럼 전야제에 참석, “조사단이 귀국 후 결과를 보고하면 정부 차원에서 이를 면밀히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