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소자에 ‘희망 선물’… 출소예정자 취업박람회 정착

입력 2010-05-31 21:23

폭력 사건으로 징역형을 살고 지난 4월 말 출소한 이모(49)씨는 출소 일주일 만인 지난달 6일부터 한 섬유공장에 출근했다. 법무부가 지난 4월 주최한 제2회 출소예정자 취업박람회를 통해 출소 전에 일자리를 얻었기 때문이다. 신용불량 상태로 출소 후 앞날이 막막했던 이씨는 초임 월 150만원에 숙식을 제공하는 업체에 취업해 ‘제2의 인생’을 시작했다.

제1회 취업박람회를 통해 출소자 2명을 채용한 인테리어 업체 대표 정해두(51)씨는 제2회 취업박람회 참가자도 채용하기 위해 접촉하고 있다. 정씨는 “사회에서는 출소자에 대한 편견이 있지만 실제 겪어보니 다른 직원과 융화가 잘 돼 전혀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법무부의 ‘출소예정자 취업박람회’가 출소자의 경제적 버팀목이 되고 있다. 31일 법무부에 따르면 제2회 취업박람회를 통해 출소자 및 출소 예정자 481명이 취업했거나 취업을 확정지었다. 법무부가 업체들을 조사한 결과 이들의 평균 초임은 138만원이며 최저 100만원에서 최고 250만원까지 임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취업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242명으로 가장 많았고 서비스업(86명), 건축(65명), 자동차 정비(28명), 용접(18명), 운전(15명) 순이었다.

법무부는 취업박람회가 극심한 취업난 속에서도 출소자에게 안정적인 직장을 제공하는 창구가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법무부 직업훈련과 관계자는 “그동안 업체들이 출소자 채용을 꺼려 취업 자체가 쉽지 않았다”며 “취업박람회를 통해 수형자의 능력과 업체의 필요성을 고려한 맞춤형 채용이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법무부는 봉급이 지나치게 적거나 근무 환경이 열악한 곳은 박람회 참가를 제한하는 등 업체 선정에도 주의를 기울이고 있다.

법무부는 출소자의 사회복귀를 돕고 재범을 막기 위해 지난해 10월 처음으로 취업박람회를 개최했다. 제1회 박람회에는 출소 예정자 341명이 참가해 131명이 취업했지만 제2회 박람회에는 1200여명이 참가해 481명이 취업했다. 참가업체도 60여 곳에서 200여 곳으로 증가했다.

법무부는 출소예정자의 호응이 커지자 오는 10월에도 취업박람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법무부 관계자는 “취업박람회가 출소예정자의 취업난과 중소업체의 구인난을 동시에 해결하는 창구가 되고 있다”며 “박람회를 상설화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성수 기자 joyls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