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미션-‘리더’] 헌신·순종 두 날개로 난다… 평신도 리더 3인이 말하는 ‘이끄는 사람’

입력 2010-05-31 17:35


교회의 머리는 그리스도이고 성도들은 어디까지나 교회의 지체다. 교회의 영적 리더는 분명 목사다. 그러나 교회 안에서 평신도 리더가 감당할 역할이 분명히 있다. 새신자를 정착시키는 구역장부터 각 부서 부장들까지, 평신도 리더들이 없다면 교회와 성도가 함께 건강하게 성장해 나갈 수 없다. 각각 20년 안팎 평신도 리더로서 활동해온 사랑의교회 박향배(54·왼쪽 사진) 권사, 지구촌교회 이혜영(54·가운데) 권사, 명성교회 이명한(55·오른쪽) 집사에게 평신도 리더의 역할과 자세에 대해 들어봤다.

◇자녀 키우듯 인내, 또 인내=사랑의교회에 출석한 지 30년, 순장(구역장)을 맡은 지 20년 된 박 권사는 순장을 부모 역할에 비유했다. “기독교인에게는 ‘자녀는 하나님이 맡기신 사람’이라는 사상이 있잖아요? 순원도 똑같아요. 내 욕심대로 가르치고 성장시키려고만 하지 말고 하나님께서 키워주시도록 기도하며 기다려줘야 하죠.”



괜히 삐딱하게 나오는 사람들도 있다. “그럴 때는 자신이 가진 문제는 큰데, 리더가 몰라준다는 섭섭함이 있을 거예요. 그 점을 빨리 알아채야 해요. 그러려면 항상 관찰하고, 주의 깊게 들어줘야 하죠.” 이런 깨달음을 얻기까지 박 권사도 어려움이 많았고, 말씀을 아무리 전해도 자라지 않는 듯한 초신자들 때문에 애가 타기도 했다. 그러나 박 권사는 “콩나물시루에 물을 부으면 밑으로 다 빠져도 콩나물은 자라듯이 기다리다 보면 영적으로 자라게 되더라”면서 웃었다.

◇리더도 미성숙함을 인정해야=이혜영 권사는 1991년부터 구역장으로 일했고 현재는 7개 목장(구역)의 목자(구역장)를 관리하는 마을장을 맡고 있다.

“교회의 구역은 미성숙한 사람들끼리 모인 단위잖아요. 구역장과 구역원은 목사와 성도처럼 확연하게 구분된 관계가 아니고, 먼저 이사왔거나 이 교회에 출석한 선배일 뿐이죠. 피차 미성숙하다는 것을 인정하니 비로소 리더 역할이 감당되더라고요.”

구역장은 새로운 리더를 세우는 역할도 해야 한다. 이 권사는 “구원의 확신도 없던 사람이 훌륭한 리더가 된 모습을 보면 뿌듯하다”면서 리더 역할을 얼마 못 가 내려놓는 사람들에 대한 안타까움도 표했다. 이 권사는 “자기 힘으로 다 하려고 하니까 잘 안되는 것 같다”면서 목자들에게 “성령님이 일하시도록 하라” “모인 사람들의 시간이 헛되지 않도록 준비를 잘하라”는 등의 조언을 주로 한다고 전했다.

◇‘순종’의 본분 잊지 않도록=이명한 집사는 1983년부터 명성교회에 출석했고 교회학교 유아부, 새신자부, 안내부 부장을 거쳐 현재 남선교회 3부장까지 20여년간 리더 역할을 감당해 왔다. 현재 맡은 남선교회 3부는 6000여명 회원 중 30∼40대 초 남성 1500여명이 소속돼 있다.

“이 나이대 통솔이 제일 어려워요. 직장에서도 가장 바쁘게 일할 때고, 가정에서도 한창 애들 키울 때니까요.”

이런 남성들을 이끄는 비결은 ‘인생의 멘토’가 돼주는 것이다. “직장에서 술 마시는 문제를 상의해 오면 제 경험을 얘기해 줍니다. 저도 건설회사 다니던 30대에 담임(김삼환) 목사님과 같은 아파트에 살았는데 술 취해서 딱 걸린 적 많아요. 목사님이 늘 인자하게 웃으시며 ‘술 드셔도 교회 나오세요’ 하셔서 이렇게 신앙생활하게 됐다고, 대신 전해주는 것이죠.”

이 집사는 무엇보다 평신도 리더의 역할은 ‘성도의 본분은 순종’이라는 점을 일깨워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열과 성을 다해 리더로 일한 보답은 무엇일까. 세 사람은 모두 “가정이 화목하고 아이들이 잘 자랐다”고 말했다. 하나님의 자녀를 돌보느라 애쓰는 사이 자신들의 자녀는 하나님이 더 훌륭하게 키워주셨다는 대답이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