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onthly 미션-‘리더’] 신생중앙교회 김연희 목사의 남다른 섬김
입력 2010-05-31 17:33
온가족 동원 장로들에 밥퍼 봉사
서울 석관동 신생중앙교회 김연희(61) 목사는 아주 특별한 ‘섬김의 리더십’을 실천해왔다. 주일 11시 예배를 마치면 김 목사 가족은 당회실에서 장로들에게 점심을 대접한다. 목회자 가족이 먼저 섬김의 본을 보이는 것이다. 김 목사는 밥을, 김용아 사모는 국을 담는다. 1남2녀 자녀들은 김치와 시금치, 닭고기 등 반찬을 접시에 담아 1년 내내 성도들을 섬긴다.
김 목사는 성도들과 함께 식사하고 대화하면서 교회 분위기가 점점 좋아지는 것을 느꼈다고 한다.
목자는 양의 형편을 알고, 양은 목자의 음성을 들었던 것. “목회자는 종입니다. 오직 성경 말씀만 전하며 목회자의 권위를 내세우지 않으려고 했어요. 그랬더니 성도의 방 한칸을 빌려 출발한 교회가 이젠 매주 3000명 넘게 출석하는 곳으로 성장했답니다. 성도들에게 밥을 퍼 주는 일은 봉사가 아니라 참 기쁨입니다.”
김 목사는 성도들에게 ‘바보 목사’로 통한다. 그는 기도 가운데 하나님 음성을 들었다, “세상은 모르고 나만 아는 바보가 되어라.” 이후 주일예배 광고시간, ‘나 김연희는 오늘부터 바보 목사가 되겠습니다”라고 선포했다. 굳이 공개적으로 밝힌 것은 이 약속을 꼭 지키고 싶었기 때문이었다.
지난 30여년 그의 신분은 한결같이 신생중앙교회 목사였다. 크고 작은 단체에서 회장이 돼 달라는 제안이 이어졌지만 사양해왔다. 명예 대신 목회에만 전념하겠다는 소신이었다.
교회 옥탑방에서 20여년 넘게 살다 2004년에야 아파트를 장만해 이사했지만 교회 예배당 신축 때 은행 담보로 흔쾌히 제공했다. 최근 교회에서 마련해 줘 살고 있는 아파트도 얼마 전 매물로 내 놨다. 월세 사는 성도들도 많은데 새 아파트에 산다는 게 부담스럽다는 이유에서다.
김 목사의 섬김은 성도들에게 그대로 전이됐다. 성도들은 어려운 이웃을 찾아 사랑의 김치를 선물하고, 환경미화원을 초청해 위로잔치를 연다. 행사 가운데 반응이 가장 좋은 것은 1년에 네 번 갖는 경로잔치다. 성도들은 이웃 학교 학생들에겐 장학금을 주고 급식비도 지원한다. 헌혈과 장기기증에도 열심이다.
“교회의 사명은 영혼 구원과 함께 어려운 이웃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것입니다. 우리 교회는 지난 20여년 ‘사랑의 김장 운동’을 펼쳐 왔어요. 성도들이 김치를 담가 불우이웃들에게 전달합니다. 선한 이웃 병원과 연계해 매월 의료봉사 활동을 벌입니다. 이·미용 봉사는 물론이고요.”
김 목사는 화합의 목회를 펼치고 있다. 단 한번도 투표를 통해 안건을 처리한 적이 없다. 항상 만장일치다. 평신도로 구성된 21개 분과 위원회에 목회의 많은 부분을 위임했기 때문에 목회 부담이 거의 없다. 그는 원래 교회 수양관으로 준비했던 강원도 양양의 1650㎡(500평) 땅을 지상 3층 규모의 노인요양원으로 바꾸는 작업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장로들은 김 목사를 돈과 명예를 가까이하지 않는 ‘천생 성직자’라고 부른다. 그는 제살을 뜯어 새끼에게 먹인다는 물고기 ‘가시고기’처럼 성도들을 아낌없이 섬기고 싶다며 환하게 웃었다.
유영대 기자 ydyo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