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달동네’ 중계본동 재개발 본격화

입력 2010-05-31 01:57

서울의 마지막 달동네인 중계본동 ‘104 마을’ 재개발 사업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서울 노원구는 ‘중계본동 주택 재개발 정비사업’의 건축 설계안을 최근 확정했다고 30일 밝혔다.

설계안에 따르면 중계본동 30의3 일대 총 19만317㎡에 6~20층 아파트 42개동 2758가구가 들어선다.

구는 설계 심사에서 인접한 불암산의 지형과 방향, 조망 등을 고려해 단지 배치에 주안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자연경관이 수려한 불암산 자락과 조화를 이루도록 아파트를 빽빽하게 배열하는 대신 단지 곳곳에 ‘바람길’을 조성하고, 물 순환 시스템도 구축할 계획이다.

또 복잡하게 이어진 도로를 정비하고 건물 사이에 주민들이 쉴 수 있는 녹지공간을 마련하기로 했다.

구는 공공성 강화를 위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사업시행자로 지정하는 등 공공주도형 방식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향후 철거 및 이주 등을 거쳐 공사 착공까지는 3년 정도 걸릴 것으로 보인다.

이번 104 마을 설계 공모가 확정되면서 노원구 지형도 많이 변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상계1동과 경기도 의정부시 경계에 위치한 판자촌 노원마을이 쾌적한 주거단지로 탈바꿈한 데 이어 상계4동 합동마을과 양지마을, 희망촌 등도 상계뉴타운으로 개발 계획이 확정돼 사업이 추진 중이다.

104 마을은 이 지역 산기슭의 주소가 ‘산 104번지’였던 데서 이름을 얻었다. 1967년 도심 불량주택 정비사업에 따라 마포, 용산 등지에서 쫓겨난 이주민들이 집단으로 정착했다. 71년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으로 지정돼 20년 넘은 낡은 주택이 밀집하면서 2000년대 들어 재개발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구는 2006년 그린벨트 해제 및 정비구역 지정을 위한 지구단위계획을 입안, 2008년 1월 개발제한을 해제했으며 지난해 5월 주택재개발정비구역으로 지정했다.

구 관계자는 “관내 대표적인 낙후 지역이 개발되면서 노원구가 명실상부한 동북부 중심지역으로 다시 태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백민정 기자

minj@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