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핵심 콘텐츠 없던 e스포츠協 스타크래프트2 때문에 몰락?

입력 2010-05-30 18:53


프로게임 육성을 위해 출범한 한국e스포츠협회가 곤경에 처했다. 차세대 e스포츠의 핵심으로 예상되는 ‘스타크래프트2’ 운영에서 완전히 배제됐기 때문.

‘스타크래프트2’ 개발사인 블리자드 엔터테인먼트 최고경영자(CEO) 마이크 모하임은 30일 한국 게이머들에게 보낸 편지를 통해 “지난 3년 동안 꾸준히 협회와 건설적 협상을 위해 노력했지만 협회 사무국이 우리 지적재산권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파트너 협상을 그만두기로 최종 결정했다”고 밝혔다. 2007년 협회가 블리자드와 어떤 합의도 없이 불법적으로 스타크래프트 토너먼트 방송 중계권을 판매해 지적재산권을 침해했다는 게 블리자드 측 주장이다.

블리자드는 지난 27일 그래텍의 인터넷 방송 채널인 곰TV와 계약을 맺고 블리자드 게임에 기반한 국내 토너먼트와 e스포츠 방송 독점 권한을 부여했다.

협회는 31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반박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협회 관계자는 “블리자드가 우리에겐 공식적인 답변 하나 없이 언론에만 관련 내용을 밝히고 있다”며 “협회가 아닌 스타크래프트 게임단과 새로 협상할 의사가 있는지, 구체적으로 어떤 부분이 지적재산권을 인정받지 못했다는 것인지 공개적으로 따져 물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결과가 바뀔 여지는 별로 없어 보인다. 블리자드로선 시장원리에 따라 자사가 개발한 게임을 자사에게 가장 도움이 되는 파트너와 계약하고 공급하는 것이기 때문.



업계에선 양측의 싸움과 상관없이 스타크래프에만 전적으로 의존해 오늘의 결과를 초래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관계자는 “말만 e스포츠협회지 사실 스타크래프트협회였다”며 “남의 나라 회사가 만든 게임에 전적으로 의존해왔던 결과가 드디어 나타난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김도훈 기자 kinc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