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연정 파경, 사민 “탈퇴 결정”… 하토야마 퇴진론 거세져

입력 2010-05-30 21:58

일본 민주당과 사민당, 국민신당 간의 아슬아슬했던 3당 연립이 결국 막을 내리게 됐다. 향후 일부 사안에서는 사민당과의 공조가 가능하겠지만 민주당과 국민신당 만으로는 산적한 현안들을 처리하는 데 난관이 예상된다.

사민당은 30일 열린 전국 상임간사장회의에서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총리가 정부의 후텐마(普天間)기지 이전안에 반대한 후쿠시마 미즈호(福島瑞穗) 당수를 소비자담당상에서 파면한 데 반발, 연립정부에서 철수키로 결정했다고 교도통신 등 일본 언론이 보도했다.

지난해 9월 16일 하토야마 민주당 정권 출범과 함께 이뤄졌던 연립정권은 8개월 만에 종지부를 찍게 됐다. 하토야마 총리는 후쿠시마 소비자담당상이 미국과 합의한 정부의 후텐마 이전안에 서명하는 것을 거부하자 지난 28일 파면했다.

후텐마 기지를 오키나와현 내에 두기로 확정하면서부터 민주당과 사민당의 결별은 예상돼 왔었다. 당초 두 당은 ‘후텐마를 오키나와 이외의 지역으로 내보내자’며 한목소리를 냈고, 하토야마는 “총리직을 걸고 5월말까지 결론 내겠다”고 공언했었다. 약속이 지켜지지 않자 강한 반미 성향을 고수하면서 유권자들에게 다가서는 정책을 펴왔던 사민당은 끝내 짐을 꾸려 떠날 수밖에 없게 된 것이다.

7월 참의원 선거를 앞두고 민주당 안팎의 총리 퇴진 요구는 갈수록 거세질 전망이다. 후텐마 문제가 하토야마 총리의 낙마를 초래할 결정적 변수가 될 가능성도 그만큼 커지고 있다. 교도통신은 30일 전화여론조사 결과 과반수인 51.2%가 “약속을 지키지 못한 하토야마 총리는 사임해야 한다”고 응답했다고 보도했다. 통신은 하토야마 내각에 대한 지지율도 19.1%로 자체 여론조사에서 최저치를 기록했다고 덧붙였다. 민주당 와타나베 고조(渡部恒三) 전 중의원 부의장은 전날 한 TV프로그램에 출연해 “총리를 신뢰하지 않는다는 여론이 무려 80%를 넘었다”며 총리의 사퇴를 촉구했다.

일본 언론도 지난 29일 일제히 ‘하토야마 총리 책임론’을 거론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사설에서 “모든 책임은 총리에게 있다”며 “국민과의 약속을 휴지조각처럼 취급한다면 신뢰는 땅에 떨어질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동재 선임기자 dj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