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PT 비핵화는 선진국들 말잔치”… 영국 9개 교단, 향후 일정없는 평가회의 비판
입력 2010-05-30 17:51
“향후 논의 일정도 내놓지 못한 만큼 이제 ‘비핵화’는 선진국 정상들의 립서비스로만 남게 됐다.”
2010 NPT(핵확산금지조약) 평가회의 결과를 접한 영국 교회의 반응이다. 성공회 감리교 침례교 등 영국 내 거의 모든 신·구교를 망라한 9개 교단·교파들은 NPT 평가회의가 끝난 직후인 28일(현지시간) “(핵의) 비확산에 동의하거나 중동 문제에 진전을 보인 것은 이번 회의의 큰 성과”라면서도 “핵보유 국가들이 향후 논의 일정에 동의하지 않은 것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데이비드 갬블 영국 감리교 총회 회장은 “NPT 관계자들과 비정부기구 대표 등 모든 회의 참석자들이 핵제로(zero) 로드맵을 제시했지만 정작 핵보유 국가들이 구체적인 논의를 회피했다”고 비판했다. 영국 침례교연맹 회장 지명자 팻 투크 목사는 “앞으로 전 세계 주요 핵보유 국가들이 핵무기 억제책을 내놓지 않는다면 우리는 지금보다 훨씬 위험하고 불안한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며 “이제는 각국 정부가 비핵화를 실천하도록 전 세계 그리스도인들이 목소리를 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공회 스테픈 코트렐 주교는 “핵무기 제거는 도덕적으로 옳을 뿐만 아니라 영국을 위한 최선의 안전 보장책이기도 하다”고 밝혔다.
성공회 감리교 침례교 지도자들은 지난 26일 “영국은 ‘먼저 핵무기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핵정책을 선언하라”며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에게 탄원서를 보내기도 했다. 200여기의 핵무기를 갖고 있는 영국은 러시아, 미국, 프랑스, 중국에 이어 세계 5위의 핵보유국이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