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5대 격전지 잡아라”… 텃밭 굳힌 與野 ‘주말 대공세’

입력 2010-05-30 21:42


전국 16곳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경남과 충남 충북 강원 제주 등 5곳 초경합지의 경우 선거가 가까워지면서 판세가 점점 더 혼전세로 치닫고 있다. 경우에 따라 수천표 안팎의 근소한 차이로 당락이 결정되는 지역도 나올 수 있을 전망이다. 여야 각 당도 “뚜껑을 열어보기 전까지는 결과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긴장의 고삐를 놓지 못하고 있다. 남은 이틀간 여당은 수도권 우세를 굳히는 동시에, 경남 충북 강원 등 3곳에서 추가로 승리하기 위해 당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야권 역시 경남 충북 강원에서 승기를 잡고, 수도권 1∼2곳에서 대역전 드라마를 만들어내기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릐수도권, 여당 우위 속 인천 경기 요동=서울은 한나라당 오세훈 후보가 두 자릿 수 이상의 비교적 안정적인 우위를 지키고 있는 가운데, 민주당 한명숙 후보가 격차를 좁히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다. 경기와 인천도 한나라당 김문수, 안상수 후보가 국민참여당 유시민, 민주당 송영길 후보에 앞서 있긴 하지만, 서울보다는 격차가 많이 좁혀져 있다.

한나라당 정두언 지방선거기획위원장은 30일 기자간담회에서 “서울과 인천 경기는 따라오기 어려운 수준으로 상당한 격차를 벌려놓은 상태”라며 “특히 이번 선거는 부동표도 적어 역전될 가능성이 적다”고 주장했다.

민주당도 수도권 3곳에서 뒤졌다는 데 동의하고 있지만 역전이 가능한 수준의 격차라고 주장하고 있다. 김민석 선거대책본부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로 인해 수도권에서의 지지율이 바닥을 쳤다가 급반전되는 상황”이라며 “특히 40대 무당파 투표층에서 우리 후보를 적극 지지하고 있어 역전할 수 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에 따르면 서울은 8∼11%, 경기는 8% 안팎, 인천은 7∼8% 포인트 정도 뒤져 있으며, 세 곳의 야권 후보 지지율이 계속 상승 추세에 있어 따라잡을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인천의 경우 민주당 송 후보의 추격이 만만치 않은 상황인 것으로 전해졌다. 송 후보 출신 지역이면서 인구가 많은 계양과 부평 등에서 지지율이 올라가고 있다는 게 민주당 주장이다. 또 인천에 충청 출신이 많아 세종시 표심이 어떻게 나타나느냐도 승패에 관건이 될 전망이다.

경기에서는 진보신당 심상정 후보가 전격 사퇴하며 참여당 유 후보 지지를 선언함에 따라 수도권에서 야권 지지층이 더 강하게 결집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릐경남 충남 충북 강원 제주 초접전=이번 선거 최대 격전지가 된 경남은 한나라당 이달곤 후보와 무소속 김두관 후보가 계속 엎치락뒤치락하면서 초박빙 승부세를 이어가고 있다. 김 후보는 오차범위 내에서 이 후보를 앞서고 있지만, 반대로 적극 투표층에서는 조금 뒤지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후보는 농촌 지역과 중·장년층, 김 후보는 도시 지역과 젊은층에서 지지율이 높아 지역 간 및 세대 간 투표 양상에 따라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보인다.

야권 후보 간 경쟁이 치열한 충남은 민주당 안희정 후보와 자유선진당 박상돈 후보가 3~4% 포인트의 오차범위 내 접전 중이다. 안 후보는 젊은층, 박 후보는 장년층 이상에서 지지를 받고 있어 역시 연령별 투표율이 당락을 결정지을 전망이다.

충북은 한나라당 정우택 후보가 민주당 이시종 후보에 박빙 우세를 유지하고 있으나 세종시 표심이 어떻게 나타나느냐에 따라 역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 24~26일 KBS MBC SBS 방송 3사 여론조사에서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는 5.7% 포인트로 접혀진 것으로 나타났다.

강원지사 선거의 경우 한나라당 이계진 후보 측에 따르면 이 후보가 민주당 이광재 후보에 10~12% 포인트 앞서 나가고 있다. 이계진 후보 측은 “강원지역 공천 갈등이 정리돼 한 자릿수 이내로 좁혀졌던 지지율 격차가 다시 두 자릿수 격차로 벌어지고 있는 중”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이광재 후보 측은 “현재 5% 안팎으로 격차로 좁혀진 상태이고, 영동지방에서 지지율이 상승 추세에 있어 선거 당일에는 역전할 것”이라고 밝혔다.

무소속 간 경쟁이 치열한 제주는 우근민 후보를 현명관 후보가 한 자릿 수 이내의 격차로 바짝 추격하는 양상이다. 역시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강상주 전 서귀포시장이 최근 현 후보와 후보 단일화를 한 뒤 현 후보의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 현 후보 측은 단일화 뒤 오차범위내 격차로 따라잡았다는 입장인 반면, 우 후보 측은 “여전히 안정적인 우위”라고 주장했다.

릐텃밭은 사실상 승리 굳혀=격전지를 제외한 여야 텃밭인 영남과 호남은 1위 후보가 압도적 우세를 지키고 있어 이변이 없는 한 당선이 유력한 상황이다. 한나라당은 부산(허남식) 대구(김범일) 울산(박맹우) 경북(김관용) 등 4곳에서, 민주당은 광주(강운태) 전북(김완주) 전남(박준영) 등 3곳에서 승리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부산에 출마한 민주당 김정길 후보와 전북에 출마한 한나라당 정운천 후보가 두 자릿수의 지지율을 기대하고 있다.

손병호 강주화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