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와 지방선거-이주여성 손춘화·이한나씨] “다문화가정 잘 돌봐줄 후보 뽑아야죠”

입력 2010-05-30 18:23


필리핀에서 1999년 입국한 이주여성 이한나(39)씨는 지방선거를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30일 경기도 부천시 춘의동에서 만난 이씨는 도지사와 시장, 교육감 등 종류별로 차곡차곡 모아둔 선거 홍보물 꾸러미를 보여줬다. 이씨는 “다문화가정을 잘 돌봐줄 후보를 뽑아야겠다는 생각에 이주여성들도 선거에 관심이 높다”고 귀띔했다.

이씨가 속한 이주여성들의 모임에서는 지방선거가 최근 가장 큰 이슈였다. 이주여성들은 후보들의 이력과 공약을 비교하며 누가 좋은 지도자가 될 것인지 거듭 저울질하고 토론했다.

중국 출신 이주여성 손춘화(34)씨는 “다문화가정 아이들의 모국어 교육을 돕는다고 한 교육감 후보가 마음에 든다”고 말했다.

2007년부터 한국에서 살고 있는 손씨는 6·2 지방선거 때 첫 선거권을 행사한다. 손씨는 중국에서 공산당원이 아니었기 때문에 한번도 투표를 해보지 못했다. 손씨는 “투표를 할 수 있어 기쁘지만 한편으로는 걱정”이라고 말했다. 이유를 묻자 “혹시 잘못된 사람을 뽑으면 내 잘못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어떤 후보가 당선됐으면 좋겠느냐는 질문에 두 사람은 “지금 이야기하는 것을 나중에도 지키는 사람”이라고 입을 모았다.

손씨는 “너도나도 좋은 약속을 많이 말하는데, 뽑힌 뒤에도 지키는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누가 당선되든 ‘앉아서 일하지 않고’ 열심히 봉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은 “꼭 투표장에 가 유권자의 소중한 한 표를 행사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씨는 “나중에는 우리 같은 이주여성도 선거 후보로 나오면 좋겠다”며 환하게 웃었다.

부천=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