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 포기하라” NPT 선언문 채택… 189개국 10년만의 최종 선언문
입력 2010-05-30 18:44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제8차 핵확산금지조약(NPT) 평가회의가 28일(현지시간) 중동지역 비핵화와 북핵 폐기 촉구 등의 내용을 담은 최종 선언문을 채택하고 폐막됐다.
NPT 회의에서 최종 선언문이 채택된 건 10년 만이다. 지난 3일 개최된 이번 평가회의는 각국의 이견으로 최종 선언문 채택을 하지 못할 뻔했으나, 폐막 수시간 전 전격 합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참석한 189개국은 28쪽짜리 선언문에서 북한에 대해 ‘핵무기와 기존 핵 프로그램의 완전하고 검증 가능한 폐기’를 강력히 촉구하고, 6자회담 당사국으로서 모든 의무를 이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핵실험에 대한 유엔안전보장이사회의 결의를 상기시키면서 북한이 핵보유국 지위를 가질 수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NPT 선언문에 북한에 대한 요구사항이 담긴 건 처음이다. 선언문은 핵무기 개발 의혹을 받는 이란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최종 선언문에는 또 중동을 핵무기와 대량살상무기(WMD)가 없는 지역으로 만들기 위해 2012년 모든 중동국가들이 참석하는 회의를 개최할 것을 촉구했다. 또 이스라엘이 NPT에 가입하고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핵시설을 포괄적으로 규제할 수 있도록 요구했다.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핵 없는 세상’에 한 발짝 더 다가간 최종 선언문 내용에 환영을 표시했다. 하지만 이스라엘을 중동 비핵화 대상으로 명기하는 데는 강력히 반대했다. 백악관은 2012년 중동국가 회의를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선언문에는 미국, 러시아, 영국, 프랑스, 중국 등 5개 핵보유국들이 구체적으로 핵감축에 노력하고, 이 내용을 2014년 9차 평가회의에 보고한다는 내용도 담겼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 mh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