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촉감·빛·냄새로 아기들의 관심을 끈다… 국내 첫 영유아 대상 연극 ‘베이비드라마 꽃사랑’
입력 2010-05-30 17:33
36개월 이하 영유아를 대상으로 하는 연극이 국내에 처음 선보인다. 극단 민들레가 선보이는 ‘베이비드라마 꽃사랑’은 기저귀를 차고 젖꼭지를 무는 아기들이 보는 연극이다.
아기들은 대상으로 하는 만큼 무대 구성부터 색다르다. 공연장 입구에 신발을 벗고 들어오면 바닥에 널린 종이와 철사를 이용해 엄마와 아이가 함께 꽃을 만들어 공연장에 가지고 들어간다. 공연장은 돔 형태로 무대와 객석의 구분이 따로 없다. 아기들은 엄마와 이 안에서 눕거나 앉아서 편안하게 공연을 볼 수 있다. 공연장으로 들어가면 프로젝터를 통해 사방에 각종 이미지가 보여진다. 두 명의 배우와 한 명의 연주자가 나와 극을 만들어 간다.
줄거리는 아이를 위해 꽃을 찾는 엄마의 이야기다. 모화는 아기를 낳는데 아기 몸에 붉은 반점이 생긴다. 이를 없애려면 흰머리 산꼭대기에 있는 하얀 꽃의 꽃잎이 있어야 한다. 찾은 꽃잎의 수만큼 아이는 살 수 있다. 모화는 결국 꽃을 찾지만 한 송이밖에 없다. 이때 관객의 도움으로 수백 송이의 꽃을 찾게 된다.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게 이야기보다는 소리, 촉감, 빛 등에 더 큰 비중을 둔다. 가야금, 대금, 정주 등 국악기와 크리스탈 컵, 레인스틱 등에서 나는 소리로 다양한 연주를 한다. 또 엄마와 아기가 접촉하고 냄새를 맡고, 때로는 서로 떨어지기도 하고 다시 만나기도 하면서 서로의 깊은 관계를 확인한다.
극단 관계자는 “6∼36개월 사이의 아기들은 주변의 소리, 촉감 등에 호기심을 갖고 예민하게 반응하며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고자 하는 강한 욕구를 가지고 있다”면서 “이 때 만나는 예술은 아기들의 감성과 정서, 상상력을 고양시키는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베이비드라마 꽃사랑’은 6월 26일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1시와 3시에 마포아트센터 갤러리 맥에서 공연된다(02-3274-8600).
김준엽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