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씬한 ‘1자 다리’로 숨은 키 4㎝까지 키워

입력 2010-05-30 17:51


[팔·다리 기형 바로잡는다-라파메디앙스병원·국민일보 공동 기획] ③ 휜 다리, OX다리 곧게 펼 수 있다

“이것 봐. 내 다리 좀 봐, 응? 하하하. 내 다리가 딱 붙게 됐어!”

재미 교포 문 모(45)씨가 갑자기 간호원의 손을 붙잡고 소리쳤다. 지난 2월, 속칭 ‘O다리’로 불리는 휜 다리가 첨단의술을 만나 보기 좋게 곧은 다리로 변신한 순간이었다.

휜 다리가 곧게 펴진 문씨의 다리 라인은 보기에도 늘씬했다. 문씨는 당시 “서 있을 때 양 무릎 부위가 ‘O자’ 형으로 동떨어져 있던 다리가 교정 수술을 받은 후 ‘1자’ 형으로 곧아지자 그 기쁨을 감출 수 없어 자기도 모르게 소리를 지르게 됐다”고 털어놨다.

서 있을 때 무릎 사이가 붙지 않고 많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있다. 그런가 하면 무릎은 붙지만 허벅지와 종아리 부위가 X자 모양으로 벌어져 보기 흉한 사람들, 다리가 쭉 뻗지 않고 무릎 부위 뼈가 옆으로 툭 튀어 나오는 사람들도 있다. 이 때문에 이들은 아무리 멋진 치마나 바지를 입어도 옷태가 나지 않는다고 불평을 하기 일쑤이다.

이렇듯 다리가 곧지 않아 고민하는 사람들에게 희망의 등불이 켜졌다. 무릎이 안쪽으로 굽은 속칭 ‘O다리’나 바깥쪽으로 휜 ‘X다리’를 4∼5개월 만에 감쪽같이 곧게 펴 ‘몸짱 다리’로 변신시켜주는 휜 다리 교정술이 바로 그것.

‘피질골 절골술 및 일리자로프 외 고정 기구를 이용한 사지 연장 및 기형 교정 수술’은 미용적인 문제를 단순히 해결하는 데 그치지 않고, 장·노년기의 퇴행성관절염을 예방 및 치료하는 효과도 덤으로 얻어 더욱 주목받고 있다.

인체의 다리는 원래 고관절과 무릎, 발목의 중심점이 일직선상에 놓여야 한다. 그런데 휜 다리는 무릎이 직선상에 있지 못하고 바깥쪽으로 놓이기 때문에 무릎관절 안쪽에 체중이 쏠리게 마련. 무릎관절 연골은 이로 인해 한쪽 부위만 많이 닳게 되고, 결국 퇴행성관절염 발병 위험을 높인다.

라파메디앙스병원 사지연장 및 기형교정 센터 김용욱 박사는 “실제 중년기 이전에 휜 다리를 교정하면 퇴행성관절염을 예방하는 효과뿐만 아니라 다리 길이가 짧게는 1∼2㎝, 길게는 3∼4㎝까지 길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무릎이 안팎으로 꺾여 숨어있던 키가 드러나면서 그 만큼 다리 길이가 늘어나는 신장 효과를 보이는 것이다.

수술 방법은 저신장증(왜소증) 환자들의 다리를 늘이는 것과 거의 비슷하다. 다만 무릎 부위의 각도를 조정하는 것이기 때문에 뼈 안쪽에 삽입하는 내 고정 기구를 쓸 수 없다는 점이 다르다.

휜 다리 교정술은 먼저 무릎 부위 뼈의 피질골에만 금을 내는 특수한 절골법을 시행하고, 이어 각도를 조정한 다음 일리자로프란 특수 기구로 고정하는 순으로 진행된다. 이후 무릎 각도 조절로 벌어진 한쪽 뼈에 차츰 진액이 차고, 이 진액은 곧 단단한 뼈로 변하게 된다.

치료 후 환자의 몸속에는 어떤 이물질도 남지 않는다. 외 고정 기구를 착용하는 기간은 평균 4∼5개월간이다. 김 박사는 “휜 다리 교정용 외 고정 기구를 장착시키는 수술 중 피부를 절개하는 상처는 1㎝도 안돼, 치료가 끝난 뒤엔 흉터도 눈에 거의 띄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ksle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