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강산 관광중단 2년 585억 손실… 高城은 ‘제2 IMF’

입력 2010-05-30 19:15

남북관계 악화로 금강산 관광이 2년 가까이 중단되면서 강원도 고성군 지역경제가 ‘제2의 외환위기(IMF) 사태’를 맞고 있다.

30일 고성군이 발표한 ‘금강산 관광 중단이 고성지역에 미치는 영향’ 조사 결과에 따르면 고성군은 2008년 7월 관광 중단 이후 지난 4월 말까지 585억원(월 평균 29억원)의 경제적 손실을 입은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1998년 외환위기 때와 비슷한 상황이다.

관광객 감소로 90곳의 주유소와 건어물 가게에서 209억원의 영업 손실이 발생했다. 음식점은 1062곳 가운데 159곳이 휴·폐업해 77억원의 피해를 입었다. 콘도·모텔은 73억원의 매출감소를 기록했다. 금강산 지구 근무자 454명의 실업으로 146억원, 지역특산품 금강산 납품 감소로 9억원의 경제적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집계됐다.

특히 실직 세대주들의 구직을 위한 타 지역 전출로 홀몸노인 등 결손가정이 크게 늘어나 지역 사회에 큰 문제가 되고 있다. 홀몸노인은 1282명에서 1830명으로 548명이 증가했으며, 저소득 한부모 가정은 83가구 212명에서 91가구 224명으로 8가구 12명이 늘었다.

지역경제가 악화일로를 걷자 고성군은 정부에 특별지원을 건의하고 나섰다. 고성군은 최근 청와대와 통일부, 행정안전부 등에 건의문을 보내 “정부가 수립 중인 ‘금강산 관광 중단에 따른 종합대책’에 고성군의 지역손실 분석 자료에 근거한 지원 대책도 포함해 달라”고 요청했다. 주요 내용은 일자리 창출 예산 120억원 특별지원, 통일부의 ‘미래준비 통일 역량 강화사업’ 후보지 고성지역 우선 검토, 금강산 전망대 개방 등이다.

군 관계자는 “남북관계가 급격히 경색되면서 지역경제가 극도로 침체되고 있다”면서 “관광이 재개될 때까지 만이라도 정부차원의 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라고 호소했다.

고성=정동원 기자 cd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