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도착 마라도나 감독 “우승컵은 우리 것”

입력 2010-05-30 19:11

남아공월드컵 D-11

열 하루 앞으로 다가온 남아공월드컵 개막(6월 11일·이하 한국시간) 열기가 점차 달아오르고 있다. 한국과 같은 조인 B조 국가들 가운데 아르헨티나가 가장 먼저 남아공 현지에 도착했다. 일본의 오카다 감독은 남아공 대회 뒤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아르헨 “24년 만에 월드컵 우승컵 들고 귀국하겠다”=마라도나 감독이 이끄는 아르헨티나 대표팀이 30일 남아공월드컵 현지 캠프인 프리토리아에 도착했다. 프리토리아는 요하네스버그 북쪽에 위치한 남아공 행정수도로, 마라도나 감독은 넉 달 전 이곳에 들러 선수들 훈련 시설을 직접 둘러보고 돌아갔다.

아르헨티나는 1986년 멕시코월드컵 이후 24년 만에 우승을 노린다. 당시 아르헨티나 우승 일등공신이 마라도나였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마라도나가 선수로서 그리고 24년 뒤 감독으로서 월드컵을 품에 안고 귀국하길 바라고 있다.

아르헨티나 국민들의 염원은 전날 대표팀 환송 과정에서도 나타났다. 리오넬 메시(FC바르셀로나) 등 선수들이 남아공으로 향하는 길을 배웅하기 위해 수천명의 축구팬들이 아르헨티나 축구협회 건물 앞까지 몰려왔다. 일부 극성 팬들은 부에노스아이레스 공항으로 떠나는 아르헨티나 대표팀 버스를 길 위에서 가로막고 월드컵 우승 구호를 외쳤다. 아르헨티나는 향후 평가전 없이 프리토리아에서 훈련하며 조별리그 1차전 나이지리아전(6월 12일 밤 11시)을 준비한다.

◇남아공월드컵 끝나면 농사짓겠다는 오카다 감독=한·일전 0대 2 패배 등 연이은 평가전 부진으로 궁지에 몰린 오카다 다케시 일본 대표팀 감독이 남아공 대회 뒤 지도자에서 은퇴하겠다고 밝혔다.

오카다 감독은 영국 축구 전문지 월드 사커(World Soccer)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월드컵을 끝으로 축구계를 떠나겠다. 농부가 될 것이다. 비가 오면 책을 읽을 것이며 화창한 날에는 농장에서 일을 하겠다”고 말했다.

최근 일본 언론들은 일본축구협회가 남아공월드컵 이후 차기 대표팀 사령탑으로 호세 페케르만(아르헨티나) 등을 생각 중이라는 보도를 연이어 내보냈다. 오카다 감독의 은퇴 발언은 좋게 보면 남아공월드컵에만 집중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되나 한편으로는 자신을 둘러싼 일본내 여론이 좋지 않은데 대해 섭섭한 감정을 내비친 것으로 볼 수 있다.

일본은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에서 네덜란드, 덴마크, 카메룬과 경기한다. 어디 하나 만만한 팀이 없다. 오카다 감독은 “예전에 남아공 대회 목표를 4강이라고 밝혔지만 이는 선수들에게 높은 동기를 부여하기 위해서였다. 목표는 여전하지만 현재는 1승이 중요하다”며 다소 톤을 낮췄다.

한편 일부 일본 언론은 조별리그 1차전에서 일본과 만날 카메룬의 스트라이커 사무엘 에토(인터밀란)가 최근 카메룬 언론 인터뷰에서 “내가 싫은 소리 들으면서까지 월드컵에 나갈 이유가 있겠느냐”고 밝힌 점을 들어 에토가 일본전에 나서지 않을 수도 있다는 희망 섞인 보도를 내놨다. 에토는 1970∼80년대 카메룬 축구 영웅인 로저 밀라(58)가 “에토가 월드컵에서 카메룬을 위해 한 일이 뭐 있느냐”고 혹평하자 이같은 짜증스런 반응을 보였다. 남아공 조별리그 통과 전망이 밝지 않은 일본에게는 상대 팀 내분까지도 위안거리가 되고 있다.

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