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찬양대의 재발견-(2) 영락교회 갈보리 찬양대] 교회음악 널리 알리는 ‘찬양 선교’ 선구자

입력 2010-05-30 17:14


서울 저동 영락교회(이철신 목사)의 갈보리 찬양대는 1973년 6월 김두완 장로의 지휘로 시작한 4부(1시30분) 찬양대다. 101명으로 시작한 찬양대는 현재 180여명이 활동 중이며, 지휘는 박신화 이화여대(성악학부장) 교수, 반주는 박소인 장신대 교수가 맡고 있다. 찬양대가 만들어진 것은 영락교회에서 네 번째다. 이전에는 ‘합창계의 거장’인 지휘자 윤학원 선생이 이끌었던 3부 찬양대 시온성가대가 음악적으로 유명했다. 하지만 지금은 후발주자인 갈보리 찬양대 역시 높은 음악수준을 자랑하며 다양한 활동을 펼쳐 영락교회에서 꼽히는 찬양대로 자리매김했다는 평가다.

갈보리 찬양대는 교회음악을 개교회의 울타리 밖으로 끄집어내는 데 탁월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찬양대는 ‘주는 백합화요’ ‘십자가상의 칠언’ ‘엘리야’ 등 찬양 CD 7장을 냈다. 지휘를 맡고 있는 박 교수는 “단순히 찬양대 홍보를 위해 만든 것과는 수준이 다르다. 이 CD는 CTS기독교 방송과 극동방송을 통해 전국적으로 소개되고 있다”며 “이 중 바흐 ‘마태수난곡’의 경기도립오케스트라 협연은 KBS FM으로 방송됐고 CD로 제작됐다”고 자랑했다.

또 다양한 국내외 공연을 하고 있다. 복음화가 낮은 지역에서 순회연주를 지속적으로 펼치고 있다. 포항을 시작으로 강릉 진주

창원 등 8회 지방 순회연주회를 열었다.

한국성가합창제, 한경직 목사 탄신 100주년 세계성가합창제 등 각종 성가합창제에 매년 출연해 교회음악 수준을 한국교계와 공유하는 일도 잊지 않고 있다.

올해 4월 25일에는 한경직 목사 10주기 추모 음악회를 열어 바흐의 칸타타 106번, 브람스의 독일진혼곡 등 6곡을 선보였다. 브람스의 진혼곡은 죽은 자를 위한 진혼곡들과 달리 살아서 고통 받고 죽음을 두려워하는 이들을 위한 곡으로 유명하다.

해외에서도 순회 연주를 한다. 2009년 8월에는 창립 35주년을 기념해 미국을 찾았다. 샌프란시스코, 새너제이, LA 등지에서 6회 연주했다.

특히 미국 캘리포니아주 오렌지카운티 인근의 수정교회에서 연주했다. 로버트 슐러 목사가 담임하고 있는 이 교회는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파이프 오르간이 있으며 아워 오브 파워(Hour of Power)라는 자체 종교 음악방송을 제작해 송출하는 교회음악 분야에서 유명한 곳이다.

이 교회에 서려면 음악적으로 인정받는 찬양대가 1년 전에 사전 약속을 받아야 가능하다. 갈보리 찬양대는 하이든의 넬슨미사 등 고전 성가 등을 불러 청중의 큰 박수를 받았다.

박 교수는 “교회 밖에서의 활동은 찬양을 통한 선교”라며 “전통 교회음악부터 현대 교회음악에 이르기까지 높 넓은 성가를 다양한 이들에게 소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갈보리 찬양대의 이 같은 행보는 16년간 활동하고 있는 지휘자의 역량과 무관하지 않다. 지난 주말 예배에 앞서 만난 갈보리 찬양대의 한영상 대장은 “박 교수는 윤학원 선생을 이은 차세대 지휘자로 주목받고 있다”고 소개했다.

박 교수는 미국 콜라라도 대학원을 졸업하고 94년에 합창지휘학 박사를 마쳤다. 윤학원 선생과 안양시립합창단 지휘자 이상길에 이어 2002년 세계합창 심포지엄에서 지휘했다. 2003년, 2006년 몬태나 국제합창 페스티벌에도 참가했다.

그는 또 합창 CD 55장을 냈으며 합창 성가집 20여권을 출판했다. 현재는 안산시립합창단 이화챔버콰이어 지휘, 이화여대음악연구소 소장을 맡고 있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