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격전지 르포] 한나라당 박해준 충남지사 후보… 새벽 5시부터 밤까지 하루 500km 강행군

입력 2010-05-28 18:36


한나라당 박해춘 충남지사 후보는 요즘 새벽 5시부터 밤 11시까지 500㎞ 이상의 거리를 이동하는 강행군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28일 오전 8시쯤 천안시에 차린 캠프에서 라디오 인터뷰를 마치고 곧장 보령시 중앙시장 현장 유세에 나섰다. 오전 10시쯤 시장 앞 삼거리에서 박 후보 측 선거대책위원장을 맡은 이완구 전 충남지사가 지원 유세를 시작했다. 이 전 지사는 “저를 승계해서 충남 경제를 발전시킬 경제전문가 박 후보에게 한 표를 부탁드린다. 이완구 말은 믿으실 것 아닙니까”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마이크를 넘겨받은 박 후보는 “저는 정치는 잘 모르지만 경제 하나는 자신 있다”며 “이완구 지사가 하던 일을 차질 없이 추진하기 위해 나왔다”고 강조했다. 연설은 주로 LG카드 사장과 우리은행장, 국민연금공단 이사장 등 금융기관을 관리했던 경력을 살려 경기를 활성화시키겠다는 것이었다. 후보 중 유일하게 세종시 수정안을 지지하는 박 후보는 지역 정서를 감안해서인지 이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

5일장이 서는 날이라 시장은 붐볐고 상인들과 장보러 나온 시민 100여명이 주변으로 모여들었다. 박 후보는 두 팔을 번쩍 들어 호응을 이끌어내려 했지만 반응이 시원치 않았다. 그는 시장을 빠져나가면서 “잘 부탁드립니다”라며 상인들의 손을 꼭 잡았다. 상인들은 “예, 그래유”라고 하거나 고개를 숙여 답인사를 했지만 민심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았다. 50대 남성은 “아직 누구로 할지 거시기 하다(잘 모르겠다)”며 “아무래도 여기 지역 사람한테 마음이 가지”라고 말했다.

박 후보는 검은색 스타렉스를 타고 서천군 서천읍 특화시장으로 향했다. 점심은 차 안에서 김밥으로 때웠다. 시간을 아끼려고 주로 방울토마토나 샌드위치 등을 먹는다는 그는 유세를 시작하고 6㎏ 정도 살이 빠졌다고 한다.

서천군이 민주당 강세 지역인 만큼 분위기는 보령시에서보다 냉랭했다. 박 후보는 “중앙정부 예산 많이 따와서 노인들 주부들 일자리까지 많이 만들겠다”고 말했다. 미나리를 다듬으면서 연설을 듣던 50대 여성은 “(누구를 찍을지) 모르겄슈. 한번 생각해 봐야지”라며 손사래를 쳤다.

박 후보는 이어 논산시 화지동 재래시장과 천안시 인근 사찰 등을 돌았다. 그는 캠프에 돌아가 밤늦게까지 참모들과 유세 일정과 전략, 여론조사 동향을 검토하고 귀가했다.

김경택 기자 ptyx@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