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격전지 르포] 자유선진당 박상돈 충남지사 후보… 보수성향 계룡 방문 “육사 출신” 군심 공략

입력 2010-05-28 21:15

자유선진당 박상돈 충남지사 후보는 28일 오전 연기군에서 계룡시로 이동하는 차 안에서 “충청도는 여론조사가 맞아떨어진 적이 거의 없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전날 방송 3사 합동 여론조사에서 민주당 안희정 후보에게 3∼4% 포인트 뒤진 결과가 나온 것을 염두에 둔 말이다. 그러면서 휴대전화를 꺼내 전화를 걸어 “직접 민심을 들어보고 기사를 써 달라. 바닥 민심은 내가 훨씬 앞서 있다”면서 바꿔주기도 했다.



박 후보는 연기군 행정중심복합도시 건설청 앞에서 같은 당 염홍철 대전시장 후보와 함께 세종시 원안 사수를 천명하는 공동선언문을 발표한 뒤 계룡시로 이동 중이었다. 그는 선언문을 발표하면서 “세종시가 영호남에 있었어도 이렇게 찬밥 신세가 됐겠느냐”며 “충청도를 이렇게 무시하는데도 1번(한나라당 후보)을 찍으면 충청도를 뭘로 보겠느냐”고 호소했다.

계룡시는 3군 본부가 있는 군인 도시로, 보수적 성향이 강해 전통적으로 한나라당에 표를 몰아줬다. 박 후보로선 한나라당 박해춘 후보 쪽 표를 끌어와야만 민주당 안 후보를 이길 수 있어 이곳을 찾은 것이다. 그는 계룡시 신도안면 군인아파트 근처 유세에서 “제가 육군사관학교 28기”라며 “계룡대에 있는 3군 참모총장들이 전부 다 나보다 2∼3년 후배들이어서 도지사가 되면 군쪽과 협력관계가 잘 구축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계룡 유세 뒤 박 후보는 서산과 예산 등에 잡혀 있던 나머지 유세 일정을 전면 취소하고 천안으로 향했다. 초박빙의 승부가 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충남 인구의 절반 가까이가 있는 천안과 아산에서 집중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다.

천안에서 그는 시청과 소방서, 시교육청 등 관공서 사무실을 찾아 공무원들에게 인사를 다녔다. 이들이 지역 여론주도층이어서 입소문 영향이 크기 때문이다. 박 후보는 “당선 되면 대전의 지사 관사에서 안 살고, 천안에서 출퇴근하겠다”며 “천안중학교 출신이라 애착이 많다”고 했다.

충남 상황이 긴박해지자 이회창 대표는 오후에 천안으로 와 시내 중심지인 쌍용동에서 박 후보 지원유세를 벌였다. 쌍용동에서 만난 박기춘(68)씨는 ‘충남은 부동표가 30%나 된다더라’고 지적하자 “그게 무슨 부동표냐”며 “마음속으로는 이미 찍을 사람 다 정해놓고 여론조사 전화만 오면 ‘모르겄시유’하고 거짓말 하는 거지”라고 말했다.

천안=손병호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