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강사 자살사건 내사착수… 경찰, 교수채용·논문대필 의혹

입력 2010-05-28 21:16

광주의 대학 시간강사가 교수 임용 탈락을 비관해 자살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강사의 유서에 적힌 교수 채용 및 논문 대필 의혹에 대한 내사에 착수했다. 또 교육과학기술부는 관련 대학에 대한 현장 확인·조사를 다음달 1일까지 실시키로 했다.

광주 서부경찰서는 지난 25일 스스로 목숨을 끊은 조선대 시간강사 서정민(45)씨가 유서에서 폭로한 내용에 대해 사실관계 확인에 나섰다고 28일 밝혔다.

서씨가 이명박 대통령 앞으로 남긴 5장짜리 유서에는 교수 채용 과정에서 수억원의 돈이 오가고 있고, 논문 대필이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다는 등의 내용이 들어있다.

경찰은 당초 유서에 적힌 내용이 자의적이고 증거가 부족해 단순 변사사건으로 처리했으나 서씨의 유족들이 유서 일부를 언론에 공개하며 파문이 확산되자 조사에 들어갔다.

경찰은 서씨가 언급한 대학 측에 증빙자료 제출을 요청하고 유족 등에 대해서도 장례절차 이후 구체적 증거보강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다. 경찰은 서씨가 유서에서 비리의 증거자료라고 밝힌 이메일을 확보하기 위해 수사를 벌이는 한편 대필했다는 논문자료 등을 입수해 조사하고 있다. 교과부는 대학지원과, 감사관실 등 부내 관련부서 공동으로 ‘현장 확인·조사팀’을 꾸려 조사를 실시해 문제점이 발견될 경우 엄중조치키로 했다.

서씨는 지난 25일 밤 광주 화정동 20평짜리 자신의 집에서 소주 1병을 마시고 연탄을 피워놓은 채 숨졌다. 서씨는 유서에서 “저는 전남 모 대학에서 6000만원, 수도권 모 대학에서 1억을 요구받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모 대학 A교수에 대해 “교수님과 함께 쓴 논문이 대략 25편, 교수님 제자를 위한 박사 논문 1편 등 54편의 논문은 모두 제가 쓴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나 해당 대학들은 금품 요구 의혹에 대해 부인했다.

광주=장선욱 모규엽 기자 sw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