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노-닛산, 쌍용차 새 주인 될까

입력 2010-05-28 20:32


르노삼성자동차 모회사인 르노-닛산얼라이언스가 쌍용차의 새 주인이 될까? 르노-닛산얼라이언스가 쌍용차 인수에 성공한다면 르노삼성자동차는 현대·기아자동차의 강력한 라이벌로 성장할 수 있고, 향후 국내 자동차 시장 판도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르노-닛산은 28일 쌍용차 인수의향서(LOI)를 마감 직전 매각 주간사인 삼정KPMG 및 맥쿼리증권에 제출했다. 당초 자회사 르노삼성이 인수의향서를 제출할 것으로 알려졌지만 모회사인 르노-닛산 동맹이 직접 M&A에 나서야 한다는 판단에 따라 이같이 결정됐다. 쌍용차 관계자는 “르노-닛산은 훌륭한 기술력과 뛰어난 마케팅력을 가진 회사”라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업계에서는 르노-닛산이 쌍용차를 인수할 경우 시너지 효과가 상당한 만큼 매각 과정이 급물살을 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르노-닛산이 쌍용차 인수에 나선 것은 시너지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소형차 중심이어서 렉스턴 등 대형 SUV 및 대형 세단(체어맨) 중심의 쌍용차를 통해 보완할 수 있는 부분이 많다는 얘기다.

우선 생산물량 증가로 연 30만대를 생산할 수 있는 르노삼성 부산공장이 한계에 달한 상황에서 연산 24만대 생산 능력을 가진 경기도 평택 쌍용차 공장 자체가 매력적이다. 공장을 추가 건설하지 않아도 생산량을 늘릴 수 있고, 공장을 신설하는 것보다 비용 측면에서도 효율적이다. 특히 닛산은 내년 한국에 글로벌 소형차인 ‘마치’ 출시를 고려하고 있는 만큼 쌍용차 공장을 잘 활용할 경우 비용 측면 등에서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 자회사인 르노삼성은 준중형(SM3) 중형(SM5) 준대형(SM7) 세단과 소형 SUV(QM5)로 라인업이 경쟁사인 현대·기아차보다 단순하다. 따라서 르노-닛산이 쌍용차를 인수할 경우 라인업이 더 풍성해지는 것은 물론 내수시장 3위 자리도 굳히게 된다. 지난해 르노삼성은 내수 기준으로 13만3630대를 판매해 GM대우(11만4846대)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섰었다. 이에 따라 삼정KPMG와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LOI 접수 마감을 1주일 앞둔 지난 주말 르노삼성에 쌍용차 인수전 참여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이날 삼정KPMG와 쌍용자동차는 총 7개 투자자가 LOI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여기에는 르노-닛산 외에 인도 SUV 제조업체 마힌드라그룹, 사모펀드 서울인베스트먼트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매각 주간사는 인수의향서 접수가 마무리됨에 따라 다음달 4일 입찰적격 대상자를 가려낸 후 8월 중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할 예정이다.

이번 매각은 쌍용차 구주와 똑같은 물량을 새로 발행해 새 주인에게 제3자 배정으로 넘기는 형태로 진행된다. 인수자는 전체 주식 수의 50%+1주를 소유해 경영권을 확보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쌍용차의 현재 주가 수준과 시가총액,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감안하면 매각 가격은 최소 3000억∼4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르노-닛산이 쌍용차 인수에 성공한다면 내수 및 수출에서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최정욱 기자 jw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