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野, ‘촛불’로 수도권 뒤집기… 천안함 ‘북풍’에 밀려난 정권 심판론 점화
입력 2010-05-28 21:11
야권이 6·2 지방선거를 나흘 앞두고 ‘촛불’을 다시 들었다.
민주당, 민주노동당, 창조한국당, 국민참여당은 28일 수도권을 비롯한 전국 각지에서 평화와 정권 심판을 기원하는 촛불 유세를 벌였다. 민주당 한명숙 서울시장, 참여당 유시민 경기지사, 민주당 송영길 인천시장 후보는 오전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야4당 대표와 함께 “이명박 정권의 전쟁놀음과 오만한 국정운영, 부패한 지방권력을 심판해 달라”고 대국민 호소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6·2 지방선거는 여당과 야당의 대결을 넘어 상식과 몰상식의 싸움이고 권력과 국민의 대결”이라며 “무너지는 민생, 인권, 민주주의, 평화를 다시 세우기 위해 야간 유세장에서 함께 촛불을 들고 우리의 소망을 밝힐 것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한 후보는 광화문에서, 유 후보는 서울 사당과 강남역에서 퇴근하는 경기도민을 상대로 촛불 유세를 벌였다. 야권은 29일 ‘평화를 위한 시국회의’ 주최로 청계광장에서 대규모 행사를 벌일 예정이다.
이처럼 야권이 촛불을 선거전 전면에 내세운 것은 지난해 5월 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와 2008년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동 때 전국을 강타했던 ‘촛불 민심’을 달구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민주당 우상호 대변인은 “촛불은 현 정권을 견제할 비판세력을 키워 달라는 야당의 절박한 호소”라며 “민주주의와 서민경제, 남북관계 후퇴라는 이 시대의 3대 어둠을 밝히고 노 전 대통령을 추모하자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천안함 사태로 밀려난 정권 심판론을 촛불로 점화해 수도권에서 막판 역전극을 펼치겠다는 전략이다.
야권은 현재의 수도권 판세를 ‘비상 상황’으로 규정하고, 남은 선거기간 동안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강한 20∼30대의 표심을 집중 공략하기로 했다.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민주당 지도부는 서울 홍익대 앞에서 “투표만이 권력을 이길 수 있다”고 지지를 호소했다. 인천으로 자리를 옮긴 정 대표는 “한나라당 안상수 인천시장 후보는 이명박 대통령이 국민을 빚더미에 올려놓았듯이 지난 8년 동안 인천시를 7조원의 빚더미 위에 올려놨다”며 이를 바로 잡기 위해서는 송영길 후보가 인천시장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명숙 후보는 이날 대학생과 서울시 교육을 위한 정책협약식을 가졌다. 또 ‘1인당 10명 모으기’를 목표로 온·오프라인에서 투표 독려 캠페인을 벌이기로 했다. 한편 시인 도종환씨 등 문화예술인 602명은 한 후보 지지선언문을 발표했고, 소설가 공지영씨 등 151명은 유시민 후보 지지를 선언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