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투표율 높으면 누가 더 유리할까?

입력 2010-05-28 18:27


6·2 지방선거의 투표율이 올라가면 여야 중 누가 웃을까.

정치판의 속설은 ‘투표율이 올라가면 야당 후보에게 유리하다’는 것이다. 투표에 소극적인 20∼30대 유권자들이 투표장으로 몰렸다는 말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28일 서울 홍익대 등 대학가를 중심으로 ‘No Vote No Kiss(투표 안한 애인에게는 키스 해주지 마라)’ 운동을 펼치며 젊은층 공략에 나선 것도 이런 연유에서다. 이 캐치프레이즈는 2004년 미국 대선을 앞두고 젊은이들 사이에 등장했던 ‘No Vote No Sex’를 한국 상황에 맞게 톤을 낮춘 것이다. 이 운동 덕분에 2004년 미 대선 투표율은 60.7%로 1968년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이번 지방선거는 천안함발 ‘북풍’에 선거 분위기가 실종되면서 투표율이 낮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야권은 따라서 젊은층의 투표 참여 홍보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2006년 지방선거 투표율 분석 결과를 보면 20∼40대 유권자들이 선거인단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가장 높다. 이들의 참여가 높아져야 전체 투표율을 끌어올릴 수 있다. 이번 지방선거 유권자도 20대 17.9%, 30대 21.4%, 40대 22.4%로 나타났고, 50대는 17.2%, 60대 이상이 19.4%로 집계됐다.

GH코리아 이종민 차장은 “투표율이 60%대를 넘어 대폭 상승하면 젊은층의 참여로 선거 막판 ‘바람’이 불었다는 얘기라 야당에 유리하다”며 “하지만 소폭 상승한다면 오히려 북풍으로 보수층 유권자들이 결집한 것일 수 있다”고 말했다.

여당은 여당대로 지지층 결집에 선거 막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무엇보다 보수층 유권자들이 17대 대선, 18대 총선을 거치면서 결집도가 이완돼 있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치러진 경주 재선거나 같은 해 10월 경기 수원·장안 재선거 결과, 여론조사에서 앞섰던 여당 후보들이 패배한 것은 그만큼 보수 성향의 유권자들이 투표장을 찾지 않았다는 얘기다. 한나라당 정두언 중앙선대위 스마트전략위원장이 최근 여당이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에 대해 “오히려 여당 지지 성향의 유권자들을 투표장으로 불러내는 데 방해가 될 수 있다”며 달가워하지 않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 윤희웅 조사분석실장은 “정권견제론에 의해 젊은 유권자층의 투표율이 높아질 수도 있지만 더불어 천안함 사건으로 보수층의 투표율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다”며 “투표율 상승 효과가 (여야간에) 상쇄되거나 또는 같이 올라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는 29∼30일 젊은층 유권자가 많은 홍익대와 강남 등에서 미국이나 유럽에서 새로운 광고 방식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사인 스피닝(Sign spinning·홍보문구가 쓰인 보드를 현란한 손기술을 이용해 돌리는 것)’ 퍼포먼스를 선보이며 투표 참여를 독려할 계획이다. 또 지방선거 홍보대사인 여성그룹 ‘카라’가 29일 잠실야구장에서 시구를 한 뒤 선거 슬로건 ‘투표로 말하세요’가 적힌 대형현수막을 펼치는 행사도 열 예정이다.

김나래 기자 nara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