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리 포터’ 감독 크리스 콜럼버스, “한국영화, 마법처럼 저비용으로 큰 효과”

입력 2010-05-28 18:06


‘나홀로 집에’ ‘해리 포터’ 등을 연출한 크리스 콜럼버스(사진) 감독이 “한국 영화의 저비용 고효율은 놀랍다”면서 향후 발전 가능성에 주목했다.

콜럼버스 감독은 28일 서울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1492픽처스와 CJ엔터테인먼트 공동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자신의 의견을 밝혔다. 그는 “다른 스튜디오와 협업을 하면 ‘제작비를 얼마로 할까’에 대해 먼저 이야기하는데 CJ는 기업이라기보다 예술가 같은 느낌이 강하다”고 소감을 말했다.

콜럼버스가 공동대표로 있는 1492픽처스는 CJ엔터테인먼트와 ‘킬러 피자’ ‘카르페 데몬’ ‘더 그레이브야드 북’ 등 세 작품을 함께 기획 중이다. ‘킬러 피자’는 피서지 피자가게가 사실은 사람을 공격하는 괴물을 쫓는 비밀집단이라는 걸 알게 된 아르바이트생이 다른 사람들과 힘을 합쳐 괴물을 무찌르는 내용이다. ‘카프레 데몬’은 평범한 주부로 살고 있는 은퇴한 퇴마사가 현업에 복귀해 가족을 지키는 이야기를 담는 액션 코미디 영화다. 콜럼버스 감독이 직접 각본을 쓰고 연출까지 할 예정이다. ‘더 그레이브야드 북’은 ‘해리 포터’ 제작진이 다시 뭉쳐 준비 중인 판타지 영화다. ‘뱀파이어와의 인터뷰’ ‘크라잉 게임’을 연출한 닐 조던 감독이 시나리오를 집필 중이며 직접 연출도 할 예정이다.

26일 내한해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 등을 만난 크리스토퍼 감독은 “해운대 같은 영화를 할리우드에서 만들었으면 아마 제작비가 10배는 더 들었을 것”이라며 “한국에는 뛰어난 영화감독이 많고 그래서 마법처럼 적은 비용으로 큰 효과를 낼 수 있는 거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그는 “한국에서 저렴하게 영화를 만드는 법을 배워야 한다. 지금 준비 중인 작품들이 저예산 영화는 아니지만 할리우드에서 할 때보다 비용을 적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영화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고 털어놨다. “한 감독만 언급하기 힘들 정도로 전반적으로 강렬했다”고 운을 뗀 콜럼버스 감독은 “얼마 전에 본 ‘마더’는 지난 10년간 본 영화 중 최고로 꼽을 만했다. ‘괴물’은 ‘조스’에 버금가는 수준이라고 느꼈다. 한 감독이 다른 장르에 도전하는 게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밖에 ‘올드보이’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 등도 언급했다.

CJ엔터테인먼트는 2012년까지 1492픽처스 작품에 대한 공동기획 및 개발 권리와 함께 공동개발 작품의 한국, 일본, 중국 배급 및 투자 우선권을 갖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김정아 CJ엔터테인먼트 대표는 “이번에 발표한 작품 3편은 내년 말이나 2012년에 볼 수 있을 것”이라며 “3년간 협업하기로 돼 있는데 그 이후에도 협업이 지속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김준엽 기자 snoop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