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中 태도 바뀐다” 일부러 흘리며 압박

입력 2010-05-28 18:00

미국이 천안함 조사 결과와 관련해 의도적으로 중국 측의 태도 변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

주 초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을 수행해 중국을 방문했던 커트 캠벨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27일(현지시간) 공영 라디오방송(NPR) 토론회에서 “중국이 북한을 천안함 사건의 배후로 인정하는 쪽으로 미묘하게 입장을 바꾸게 될 것이라는 느낌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캠벨 차관보는 천안함 사건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회부 시 중국의 협력 여부에 대해 “최근 이란 핵 문제와 지난해의 북한 핵실험 문제 등에 대해 중국의 지지를 얻었다”면서 “이번에도 어느 정도 중국과 협력할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중국 측에 이번만큼은 우리 편이 돼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캠벨 차관보는 남북 등거리 외교에 한국이 불만을 갖고 있다는 점을 중국 측도 잘 알고 있으며, 이를 불편해하고 있다고 전했다.

함께 출연한 웬디 셔먼 전 국무부 대북조정관도 “중국이 분명한 입장을 정하는 데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만 결국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동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제임스 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도 워싱턴DC 외신기자 클럽에서 가진 국가안보전략(NSS) 보고서 브리핑에서 “중국이 이미 드러난 증거를 바탕으로 틀림없이 올바르게 행동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대북 정책을 놓고 중국 지도부 내에 의견차가 감지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중국 정치 지도자들은 북한의 도발적 행동에 분노하고 있으나, 한국전쟁에 개입했던 군부 지도자들은 미국 위협에 대한 북한의 인식을 감안할 때 북한 행동은 옹호할 만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 일본 총리는 28일 오전 전화 회담을 열고 천안함 사건과 관련, 유엔 안보리에서 양국이 북한에 공동 대응한다는 방침을 확인했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

워싱턴=김명호 특파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