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덕 날씨엔 ‘트렌스포머 드레스셔츠’ 딱이네!
입력 2010-05-28 17:15
디자이너들이 추천하는 봄-여름 아이템
변덕스러운 게 봄 날씨라지만 올봄은 유난하다. 일교차는 또 얼마나 큰지 아침나절과 점심 때가 다른 계절 같다. 옷 입기가 까다로울 수밖에 없다. 이런 간절기를 위해 옷을 새로 사야 할까. 한달 잠깐 입자고 사자니 아깝고 그냥 버티자니 아침마다 옷장을 이리저리 뒤져야 한다. 패션 디자이너들은 잘만 고르면 지금 사서 여름까지 잘 입을 수 있는 옷들이 적지 않다고 한다. 아, 패션도 아는 만큼 보이는가보다. 옷을 보는 눈이 밝은이들의 도움을 받아 보자. 한글 패션으로 파리를 감탄하게 한 이상봉, ‘색채의 마술사’로 불릴 만큼 컬러감각이 뛰어난 박윤수. 여성스러우면서도 고급스런 디자인으로 이름 높은 손정완, ‘패션계의 악마’로 불리는 보그 편집장 윈투어도 사로잡은 정구호. 이들이 추천하는 아이템을 만나본다.
◇이상봉=최근 드레스셔츠 길이가 길어지면서 안에 받쳐 입는 옷에서 벗어나 아웃웨어(겉옷)로 업그레이드 됐다. 약간 넉넉한 사이즈의 드레스셔츠를 한 벌 마련한다면 지금부터 한여름까지 멋스럽게 입을 수 있을 것이다. 색상은 여름 유행색으로 예상되는 흰색이 좋겠다. 소매길이를 변형시킬 수 있는 트렌스포머 스타일을 고른다면 요즘처럼 아침과 낮의 기온차가 클 때 안성맞춤이다. 상의가 넉넉하므로 하의는 딱 맞게 입는 것이 보기 좋겠다. 7부 길이의 스키니 바지를 같이 입으면 캐주얼, 레이스 레깅스를 신으면 로맨틱한 차림을 즐길 수 있다. 또 반바지를 입으면 리조트룩(휴가지 옷차림)으로도 그만이다.
◇박윤수=여성스러우면서도 클래식한 느낌이 살아나는 디자인들이 올 여름 사랑받을 것이다. 테일러드 재킷을 변형한 조끼는 이런 트렌드를 그대로 반영한 아이템으로 어떤 옷과도 잘 어울린다. 엉덩이를 살짝 덮는 길이를 고른다면 30, 40대 여성들은 체형 결점까지 가릴 수 있다. 또 가벼운 느낌의 옷에 레이어드(덧입기) 하면 포멀함(격식을 갖춤)을 더해 주는 구원투수가 돼 줄 것이다. 긴소매 티셔츠와 바지에 덧입는다면 간단한 회의 자리에 참석할만한 차림이 된다. 올여름 베스트 아이템으로 꼽히지만 가벼운 느낌의 루즈(넉넉)한 민소매 원피스나 핫팬츠를 입을 때 걸쳐보라. 한결 세련돼 보이지 않을까.
◇손정완=올여름에는 로맨티시즘과 내추럴한 실용주의가 공존한다. 로맨티시즘의 대표 소재인 하늘거리는 시폰에 러플(주름) 장식을 한 튜브(어깨가 드러나는 스타일) 원피스를 추천하고 싶다. 매니시(남성적인 느낌)한 테일러드 재킷을 같이 입으면 격식 갖춘 차림이 된다. 화려한 하이힐을 신고, 클러치(작은 백)를 들면 파티 룩으로도 모자람이 없다. 몸에 딱 맞는 티셔츠나 레이스 블라우스를 입고 그 위에 원피스를 덧입으면 노출부담을 줄이면서 뷔스티에(코르셋)를 입은 듯한 믹스매치(어울리지 않을 것 같은 것을 같이 입어 멋을 내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길이가 짧은 카디건을 덧입으면 일상복으로도 OK. 레깅스나 스키니진을 입으면 캐주얼한 차림도 된다.
◇정구호=이번 시즌에는 자연이나 식물에서 영감을 받은 실루엣, 형태감, 색감 등이 다양하게 재해석된 디자인이 유행할 것으로 본다. 직선적인 느낌보다 부드럽고 둥근 실루엣이 강조된다. 이런 트렌드가 반영된, 실루엣이 풍성해 독특한 디자인의 반소매 블라우스를 권하고 싶다. 반소매가 활용도가 높기 때문. 안에 긴소매 티셔츠나 레이스 블라우스를 레이어드해 입으면 쌀쌀한 봄바람에도 거뜬하다. 볼륨감이 돋보이는 스커트를 같이 입으면 경쾌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이 연출된다. 올여름에도 유행할 것으로 보이는 심플한 스키니 데님 팬츠나 루즈한 배기팬츠와 입으면 개성이 살아나는 차림을 즐길 수 있다.
김혜림 선임기자 ms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