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녹색대상’ 교회들의 일상 들여다보니… 미생물 배양하고 초록가게 운영 늘 녹색으로 살아요
입력 2010-05-28 17:27
지난 23일 서울 잠원동 한신교회에서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와 기독교환경운동연대(기환연) 주최로 환경주일 연합예배가 드려졌다. 이 자리엔 ‘2010 녹색교회’ 시상식도 열렸다. 경기도 김포시 아름다운교회(전규택 목사), 경기도 남양주시 용진교회(김선구 목사), 경기도 용인시 고기교회(안홍택 목사), 충남 금산군 받들교회(김명준 목사), 강원도 태백시 황지중앙교회(이상진 목사), 경기도 고양시 동녘교회(변경수 목사)가 대상이었다.
아름다운교회는 2002년부터 유용 미생물(EM)을 활용해 계양천 정화에 앞장서 왔다. 교회 지하에 저장한 빗물에다가 배양한 미생물을 개천에 붓는 방식이다. 전규택(51) 목사는 “EM은 돈도 얼마 안 들이고 계천을 정화할 수 있는 탁월한 방법”이라며 “어떤 오염된 계양천이라도 2∼3년간 EM을 사용하면 깨끗하게 정화된다”고 밝혔다. 10년 전만 해도 악취가 진동하던 계양천은 지금 상급수 정도로 정화됐다는 게 전 목사의 설명이다.
● 김포 아름다운교회 EM 활용 개천 살리고 식물 키워
1980년대 장신대 신대원 시절부터 환경 선교를 깊이 고민하던 전 목사는 하나님께서 미생물도 창조하셨다는 사실을 발견하고 그때부터 EM 연구에 뛰어들었다. 개천 정화만 하는 게 아니다. 450㎡(150평) 규모의 교회 본당엔 EM을 넣은 흙을 사용해 온실 식물을 키우고 있다. 교회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는 전량 퇴비를 만든다. 이렇게 만든 흙은 항상 교회 마당에 비치돼 있다. 분갈이용으로 주민들에게 제공하는 것이다.
● 태백 황지중앙교회 한달에 한번 중고품 매장 운영
황지중앙교회는 중고품 가게인 녹색가게를 운영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교회 근처 황지연못 공원에 나가 홍보를 겸한 물건 판매도 한다. ‘누구나 쓰던 물건을 팔 수 있다’는 말에 지금은 초등학생도 자기가 쓰던 인형이나 장난감을 팔 정도라고 한다.
이상진(57) 목사가 2003년 스위스 교회를 방문한 게 계기가 됐다. 교회 사회복지 시설을 돌아보던 이 목사는 교회 벼룩시장에 충격을 받았다. 교인뿐 아니라 주민 누구나 쓰던 물건을 자유롭게 사고팔고 있었던 것. 그렇게 해서 2004년부터 황지중앙교회 녹색가게가 시작됐다. 녹색가게는 지금 지역 시민단체와 함께할 정도로 활동영역이 넓어졌다.
동녘교회는 3년 전부터 어린이 중고품 전문매장인 초록가게를 열고 있다. 10년 넘게 어린이도서관을 운영하면서 자연스럽게 시작됐다. 어린이도서관 내에 자리하고 있다. 물건은 주로 주민들이나 어린이 등 도서관 이용자들이다. 수익금 전액은 월드비전을 통해 결연을 한 국내외 어린이들에게 전달된다.
● 고양 동녘교회 풍동 어린이 벼룩시장도 개설
지난해 5월부터는 ‘풍동 어린이 벼룩시장’도 개설했다. 교회가 아닌 동네 공원에서다. 매월 셋째 주 토요일 오후가 되면 벚나무공원은 물건을 사고파는 어린이들로 왁자지껄한 시장판이 된다. 변경수(43) 목사는 “최근에 개발된 풍동 지역의 특성상 이사 온 분들이 많다”며 “서로 서먹하기 쉬운 이웃끼리 어린이들을 매개로 따뜻한 지역 공동체를 형성할 수 있다면 바랄 게 없다”고 말했다.
● 금산 받들교회 흙·나무·짚으로 예배당 건축 눈길
이밖에 용진교회는 봄, 가을맞이 마을 대청소를 실시하고 있고, 고기교회는 지역주민 대상 생태교실을 운영하고 있다. 받들교회는 95년 개척과 함께 환경농업을 실천해 왔다. 이 교회는 흙과 나무, 짚으로 예배당을 건축해 눈길을 끌고 있다. 2006년부터 선정하기 시작한 녹색교회는 모두 19곳이다.
김성원 기자 kernel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