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차전 최상 시나리오는 한국·아르헨 동반 승리… 남아공월드컵 D-14 許 감독 구상

입력 2010-05-27 19:01


‘한국-그리스전 결과 못지 않게 나이지리아-아르헨티나전 결과도 매우 중요하다. 조별리그 기간 내내 조 2위를 유지해 16강에 오르겠다.’

남아공월드컵 야전사령관 허정무 감독이 한국의 16강행 시나리오를 공개했다. 허 감독은 한국이 그리스보다는 나이지리아와 조 2위 자리를 놓고 마지막 혈투를 벌일 것으로 전망했다(그래픽 참조).

허 감독은 27일(이하 한국시간) 유럽 전지훈련 장소인 오스트리아 노이스티프트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아르헨티나가 3전 전승(승점 9·조 1위)으로 가는 게 낫다. 아르헨티나가 (조별리그 1차전 상대인) 나이지리아를 박살내면(큰 점수차 승리) 더 좋다. 아르헨티나와 나이지리아가 비기면 우리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말했다.

허 감독이 바라는 조별리그 1차전 2경기(한국-그리스·아르헨티나-나이지리아) 최상의 시나리오는 한국과 아르헨티나가 각각 1승씩 거두는 것이다. 특히 아르헨티나가 나이지리아에게 대승을 거둬 나이지리아의 골득실을 최대한 낮추는 것이 한국에 유리하다. 아르헨티나가 나이지리아와 무승부를 기록할 경우 4년 전 독일월드컵 때 한국과 같은 조였던 강호 프랑스가 1차전에서 스위스와 비기는(0대 0) 바람에 조별리그 상황이 꼬였던 것과 비슷한 악몽이 재현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국, 아르헨티나가 1차전에서 모두 이기면 B조 4개국은 아르헨티나·한국 1승(이상 승점 3), 나이지리아·그리스 1패(이상 승점 0)인 상태로 조별리그 2차전을 맞게 된다.

2차전 대진은 한국-아르헨티나, 나이지리아-그리스로 예정돼 있다. 허 감독은 현실적으로 한국이 아르헨티나를 이기기 쉽지 않으며 나이지리아는 그리스를 이길 것으로 봤다. 2차전까지 결과가 아르헨티나 2승(승점 6), 한국·나이지리아 1승1패(이상 승점 3), 그리스 2패(승점 0) 상황에서 조별리그 마지막 3차전이 시작된다는 예상이다. 허 감독은 “우리가 1차전 그리스전을 이긴다면 2차전 아르헨티나전에서 지더라도 3차전 나이지리아전에서 승부수를 던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결국 조별리그 3차전 한국-나이지리아전이 조 2위(골득실 여부 포함)로 16강에 오를 나라를 결정하는 ‘결승전’ 유사한 경기가 될 것이라는 게 허 감독 시나리오다(아르헨티나는 조 1위). 관건은 한국이 최종 나이지리아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되는지, 아니면 무조건 이겨야 하는지 여부인데 이는 2차전까지 한국, 나이지리아의 골득실로 결정된다. 허 감독이 아르헨티나가 조별리그 1차전 상대 나이지리아에게 가급적 많은 골을 넣어 큰 점수차로 이겨주길 바라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리스를 이겨 승점 3을 확실히 챙긴 한국이 무승부만 해도 16강에 진출할 수 있다는 심리적 여유 속에서 마지막 나이지리아전을 치르고 싶다는 허 감독 희망이 담겨 있다. 역으로 한국의 아르헨티나전 실점을 최소화하겠다는 의지도 들어 있다.

태극전사들은 이날 2008 유럽축구선수권대회 우승팀 스페인이 당시 대회를 앞두고 담금질을 했던 노이스티프트 캄플 구장에서 유럽에서의 두 번째 훈련을 소화했다.

이용훈 기자 coo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