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북 심리전 일부 지연… 전방 확성기 설치 시간 걸려
입력 2010-05-27 18:24
천안함 사태 대응 조치로 정부가 발표한 대북 심리전이 전면적으로 전개되는 데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단 국방부는 24일 FM 방송을 통한 대북 방송을 시작했다. 2개 채널을 통해 하루 두세 차례 9시간 정도 방송되고 있다.
그러나 북한 주민들에게 영향이 큰 대북 전단 살포와 전방지역 확성기 설치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전단은 제작이 끝났으며 살포 임무를 수행할 전방 부대들에 수송된 상태다. 국방부 관계자는 27일 “살포 준비는 끝났지만 기상 상황이 좋지 않아 실행에 옮기지 못하고 있다”며 “날씨가 좋았던 26일 전단을 처음 살포할 예정이었지만 바람이 남쪽으로 불어 시행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그러나 “기상 상황뿐 아니라 다른 요소도 고려되고 있는 것 같다”고 말해 군이 북한 반응을 고려해 살포 시기를 조정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확성기 방송도 다소 늦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당초 군은 2주 안에 확성기 설치를 끝내고 곧바로 방송을 내보낼 예정이었다. 그러나 2004년 6월 남북 합의에 따라 전방부대 94곳에 설치됐던 대형 확성기가 후방으로 해체 이동되는 바람에 다시 전방으로 옮기는 데 시간이 걸리고 점검을 거쳐야 한다. 또 확성기가 설치될 지주대 보수와 케이블 연결 작업도 해야 한다.
군은 2004년까지 소형 확성기 24개로 구성된 중형, 48개로 만든 대형 확성기를 사용했으나 이번에는 중형만 설치키로 했다. 하지만 설치가 끝나도 즉각 송출할 것인지는 결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합참 관계자는 “북한이 확성기 방송 때 조준 격파를 하겠다고 위협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 여러 정황을 고려해 시기를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