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많은 부총회장 선거 ‘맛디아’식으로 보완을… 손인웅 목사 개선안 제안
입력 2010-05-27 22:22
“선거제도 개혁을 위해서는 성경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기독교계 직접선거 제도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 신약시대에 ‘맛디아’를 예수님의 12사도로 선출했던 방식을 따르자는 제안이 나왔다.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 대표회장 손인웅(덕수교회) 목사가 대한예수교장로회(예장) 통합 총회의 부총회장 선거제도 개선안으로 제안한 것이지만 한국교회에서 참고할 만하다는 반응이 나오고 있다.
사도행전 1장 23절 이하에 따르면 예수님의 제자들은 가룟 유다의 자살로 12제자의 한 명이 부족하게 되자 성도들의 추천을 받아 요셉과 맛디아 두 명을 후보로 세우고 제비뽑기를 통해 맛디아를 선발했다. 어찌 보면 우연에 맡긴 것 같지만 제비를 뽑기 전 제자들은 “주여, 이 두 사람 중에서 누가 주님께 택하신 바 되어 봉사와 사도의 직무를 대신할 자인지 보이시옵소서”(23∼24절)라고 기도했다. 이처럼 마지막을 하나님께 맡기는 것은 “사람이 제비는 뽑으나 일을 작정하기는 여호와께 있느니라”(잠 16:33)라는 말씀에서 볼 수 있듯 기독교 전통 안에서 권위를 가진 방법이라는 것이다.
손 회장은 지난 18일 서울 신사동 소망교회에서 예장통합 전국노회장협의회 주최로 열린 총회 선거제도 세미나에서 “(현 제도는) 대의정치에 입각한 직접투표 제도라는 장점은 있지만 선거 과정에서 불법을 야기할 수 있다는 단점이 있다”면서 “현행 제도의 틀을 유지하면서 가장 성서적인 ‘맛디아식 선출방식’을 도입, 보완해 나가자”고 주장했다.
구체적으로 총회 총대가 후보들 중에서 두 명을 직접선거로 선출하면 이 두 사람을 놓고 단상 위에 앉아 있는 전임 총회장들이 추첨을 해 부총회장을 선출하자는 것이다. 손 회장은 “성경적이면서 금품 수수를 함부로 할 수 없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 제안은 예장통합 총회와 교회들 사이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총회 기관지인 기독공보는 지난 26일 사설을 통해 “선거관리위원회는 즉각 전국 노회장들과 협의를 시작하기 바란다”면서 “(맛디아식 선출 방식은) 성경의 방법을 도입한다는 측면과 당장의 선거 과열을 획기적으로 낮출 수 있다는 면에서 매우 주목할 만한 제도 개선안”이라고 적극적인 지지를 표했다.
황세원 기자 hws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