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양원 목사 순교 60주년 기념예배 “사랑·용서·화해의 신행일치 본받자”

입력 2010-05-27 22:23


“목사님이 보여주신 사랑, 한국교회에 강물처럼 흐르기를….”

오는 9월 28일 산돌 손양원 목사의 순교 60주년을 기념해 손 목사의 신행일치와 사랑을 본받자는 목소리가 교계에서 큰 울림으로 번지고 있다. 이념과 지역, 계층 간 갈등으로 얼룩진 이 사회에 그가 보여준 신앙과 사랑, 용서와 화해가 어느 때보다 절실하기 때문이다.

손 목사는 1938년 평양신학교를 졸업하고 이듬해부터 한센병 환자 시설인 전남 여수 애양원의 교회에 부임, 1500여명의 한센병 환자들과 함께 생활했다. 48년 여순사건 때 두 아들을 폭행해 숨지게 한 공산당원을 양아들로 맞아 ‘사랑의 성자’ ‘사랑의 원자탄’으로 불렸으며 6·25전쟁 때 한센병 환자들과 교회를 지키다 공산군에 의해 총살당했다.

‘손양원 목사 순교 60주년 기념예배’가 26일 서울 상계동 노원순복음교회(유재필 목사)에서 열렸다. 이날 2500여명의 성도들은 손 목사의 삶을 회상하며 사랑을 실천할 것을 다짐했다.

강변교회 김명혁 원로목사의 사회로 진행된 이날 예배에서 손 목사의 딸 손동희 권사는 “하나님은 우상숭배에 굴하지 않는 순교자의 믿음을 통해 복음의 씨앗을 심기 원하셨다”며 “이 땅의 수많은 영혼들을 깨워주는 믿음의 표본을 하나님께서 만드셨다”고 간증했다.

손 목사의 생애를 책으로 펴낸 호남신대 차종순 총장은 “손양원 목사님은 원수를 용서하고 그들을 위해 기도함으로써 미움을 허물어버렸다”면서 “그는 신행일치의 삶을 사시면서 사랑을 실천한 ‘사랑의 성자’”라고 전했다.

영등포교회 방지일 원로목사는 설교에서 “손 목사님의 삶은 한마디로 그리스도의 사랑”이라며 “그는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고 그렇게 살려고 철두철미하게 노력한 종”이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는 손 목사의 유고 설교인 ‘주 안에서 죽는 자들이 복이 있도다’를 대독했으며, 유재필 목사는 “손 목사님이 보여주신 사랑이 한국교회에 차고 넘치길 원한다”고 축도했다.

지난 14일 서울 반포동 남서울교회(이철 목사)에서도 손 목사를 기념한 월례 조찬기도회가 열렸다. 한국복음주의협의회가 마련한 이날 행사 역시 손 목사의 신앙과 사랑을 널리 알려 한국교회를 부흥시키자고 다짐하는 자리였다.

한편 손양원 목사 순교 60주년기념 행사가 전국에서 펼쳐진다. 다음달 30일 용인 향상교회, 7월 14일 강남교회, 30일 대구 동신교회, 8월 25일 부산 수영로교회, 9월 28일 여수 성광교회에서 한국교회순교자기념사업회 주관으로 기념예배와 강좌가 진행된다. 헌금은 한센병과 에이즈 환자 등에 전달된다. 아울러 다음달 21∼22일에는 전남 여수 애양원에서 기념예배, 학술세미나가 예장 통합 역사위원회 주관으로 진행될 예정이다.

전병선 기자 junbs@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