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미래 한강에 묻다-한강의 어제, 그리고 오늘] 한강개발사업이란… 1968년 이후 2차례 ‘민족의 예술’

입력 2010-05-27 18:18

한강 개발은 2차례 이뤄졌다. 첫 번째는 1968년부터 72년까지 이뤄진 1차 사업이다. 여의도 조성과 잠실 개발, 강변도로 건설이 핵심 공사였다.

제방을 쌓는 공사가 많았는데 대부분 콘크리트가 쓰였다. 섬이었던 잠실은 남쪽 강줄기가 매립되면서 강남에 편입됐다. 당시 별명이 불도저였던 김현옥 서울시장은 공사를 ‘민족의 예술’로 부르며 자찬했다고 한다.

2차 사업은 82년부터 86년까지 이뤄졌다. 86년 아시안게임과 88년 올림픽 개최를 앞두고 도시 정비 차원에서 대대적 공사가 진행됐다. 현재 한강의 모습은 이때 골격을 갖췄다.

2차 사업의 핵심은 저수로 정비였다. 강바닥 깊이를 2.5m 이상으로 일정하게 해 강 어디서나 강물을 흐르게 했다. 강바닥 흙을 파내는 준설이 광범위하게 이뤄졌다. 가물면 강바닥을 드러내던 곳에 물이 차게 됐다.

잠실수중보와 신곡수중보도 이때 건설됐다. 수중보는 물 속의 작은 댐으로 이해하면 된다. 물을 가두는 역할을 한다. 준설과 보 설치로 시내를 관통하는 한강은 늘 물이 가득찬 모습이 됐다.

올림픽대로도 2차 사업 때 건설됐다. 서울의 교통체증을 해소하고 김포공항과 잠실올림픽경기장을 직접 연결해 국제행사에 대비한다는 취지였다.

한강 둔치 공원 대부분도 2차 사업에서 조성됐다. 광나루와 잠실, 뚝섬, 천호 등 13곳 지구에 총면적 6.94㎢의 시민공원이 생겼다.

서울시는 한강 수질 보전을 위해 탄천 중랑천 안양천 양재천 불광천에 모두 274㎞의 분류하수관로를 설치했다. 분류하수관로는 하천에서 강으로 하수와 오수가 유입되는 것을 막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하수처리장도 증설됐다.

2차 사업에 모두 9560억원이 투입됐는데, 이 가운데 약 20%인 1962억원은 한강에서 캐낸 모래와 자갈을 시내 아파트 건설업체에 팔아 충당했다. 한강 백사장이 사라진 이유다. 4년 동안 한강에서 파낸 모래와 자갈은 6369만㎥에 이른다.

한강종합개발에 관한 평가는 엇갈린다. 2001년 서울특별시사편찬위원회가 펴낸 ‘한강의 어제와 오늘’에는 “한강종합개발사업은 한강의 자연하천의 모습을 앗아갔으며 생물 서식지 교란으로 한강 생태계를 크게 바꾸어놓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적혀 있다.

반면 이명박 대통령은 지난해 6월 29일 라디오연설에서 한강 개발이 잘된 것이라고 했다. “국민 여러분, 한강을 그냥 놔두었다면 과연 오늘처럼 아름다운 한강이 되었을까요? 잠실과 김포에 보를 세우고 수량을 늘리고 오염원을 차단하고 강 주변을 정비하면서 한강이 된 것입니다. 요즘 한강에서는 모래무지를 비롯하여 온갖 물고기들이 잡힌다고 하지 않습니까?”

◇특별취재팀=임항 환경전문기자, 조국현 기자(이상 사회부) 권기석·김원철 기자(특집기획부), 김현길 기자(산업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