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외교회담, 클린턴 도착후 곧 오찬 겸 회담 진행… 회의장 출입 엄격 통제
입력 2010-05-26 21:12
힐러리 클린턴 미국 국무장관은 26일 3시간 남짓한 방한 일정을 숨가쁘게 소화했다. 남북 간 긴장이 증폭되는 와중에 한국을 찾은 미 외교 책임자의 일거수일투족에 관심이 집중됐다.
클린턴 장관은 예정보다 30분 정도 늦은 낮 12시15분쯤 서울공항에 도착했다. 이에 따라 외교통상부 17층 접견실에서 예정됐던 회담 일정은 취소됐고, 오후 1시5분쯤부터 18층 리셉션홀에서 곧바로 오찬을 겸한 외교장관 회담을 진행했다. 이명박 대통령 예방 일정이 오후 1시45분부터 잡혀 있었기 때문에 점심식사는 40여분 만에 서둘러 마쳐야 했다. 결국 청와대 일정도 5분 정도 늦어졌다는 후문이다.
클린턴 장관에 대한 ‘국빈급 경호’도 눈길을 끌었다. 경찰을 비롯해 모두 420여명의 경호 인력이 클린턴 장관 주변에 촘촘하게 배치됐다. 외교부 청사 안팎에는 경찰 경비중대 3개 중대 360여명이, 청사 건물 안에는 서울경찰청 소속 경호대 40여명과 경찰특공대 10여명, 탐지견 1마리 등이 배치됐다. 근접경호는 청와대 경호처 20여명과 미국 국무부 경호요원이 맡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통상 장관급 외빈의 경우 경찰에서 경호를 맡지만 미국 국무장관은 관례적으로 청와대에서 경호를 담당해 왔다”고 설명했다. 특히 클린턴 장관의 경우 영부인이었고, 유력 대선 후보였던 거물급 인사다. 그의 위상은 월터 샤프 주한미군사령관이 오찬회담 때 최고 격식을 차릴 때 입는 군복인 검은색 정복을 입고 배석해 잘 나타났다.
기자회견이 열리는 3층 국제회의장 앞에는 오전 10시 이전부터 검색대가 설치됐다. 출입 비표가 없는 사람들은 엄격하게 제한됐다. 비표가 있는 인원도 회의장 밖을 나왔다가 다시 들어갈 때는 처음 입장할 때처럼 검색을 받아야 했다.
클린턴 장관은 오후 4시쯤 서울공항에서 전용기 편으로 미국으로 돌아갔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