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잠수함 4척 이틀간 행방묘연… 軍 총력 추적중

입력 2010-05-26 21:21


북한 잠수함 4척이 동해 기지에서 사라져 군 당국이 추적 중이다. 군 당국은 일단 통상적인 훈련차원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천안함 조사결과 발표 후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전군에 전투태세 명령을 내렸다는 설이 있고 대북심리전 재개에 대한 북한의 반발이 거센 만큼 추가도발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군은 해군 1함대사령부를 중심으로 동해안에 대한 경계태세를 강화했다. 특히 27일 서해안에서 해군이 대잠훈련을 포함하는 대규모 기동훈련을 실시할 예정이어서 북한이 이에 대한 맞대응을 할 개연성도 있다.

군 당국자는 26일 “북한의 잠수함이 함경남도 차호기지에서 출항해 훈련을 하는 상황이 포착됐다”며 “하지만 이들이 아직까지 기지에 복귀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 당국자는 “잠수함 4척이 이틀 동안 종적이 불확실한 상태인 것은 드문 일”이라며 “동해 함대의 모든 전력을 동원해 추적 중”이라고 말했다.

차호기지는 북한 해군 동해함대사령부 산하에 있는 15개 동해지역 해군기지 가운데 하나로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 기지인 함경북도 화대군 무수단리 남단에 위치해 있다. 차호기지는 동해함대의 대표적인 잠수함기지로 상어급 잠수함과 유고급 잠수정을 다수 운용하고 있다.

현재 행방이 묘연한 상어급 잠수함은 북한이 40여척을 보유하고 있는 주력 잠수함이다. 1999년 6월 강원도 강릉 앞바다에서 좌초된 채 발견되기도 하는 등 침투조 상륙용으로 주로 쓰인다. 상어급 잠수함은 구경 533㎜ 어뢰 4발을 장착하고 있으며 최장 20일간 작전을 수행할 수 있다. 군 일각에서는 4척이 한꺼번에 움직인 것은 수중에서 어뢰 발사 등 공격훈련과 침투조 상륙훈련을 겸한 것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동해안은 수심이 깊어 평소에도 북한의 잠수함이나 잠수정이 침투훈련을 자주 실시하는 곳이다. 그러나 이번에는 단순한 훈련이 아니라 실제 모종의 도발로 이어질 수 있어 군은 바짝 긴장하고 있다.

문제는 잠수함은 일단 수중에 잠입하면 위치 추적이 쉽지 않다는 점이다. 몇 년 전 서해에서 실시된 훈련에 참가했던 미 대잠전대인 15전대도 가상 적군으로 기동훈련을 했던 우리 잠수함을 발견하지 못하고 가상 어뢰 공격을 받기도 했다. 과거 북한 잠수함이나 잠수정이 수차례 동해안을 침투했지만 파악된 적이 거의 없었다. 군은 대잠 초계기 P3C와 대잠헬기인 링스와 우리 잠수함도 투입해 북 잠수함이 동해안에 잠입하는 것을 차단할 계획이다.

최현수 군사전문기자 hschoi@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