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주민 부양도 못하면서 남북단절 선언”
입력 2010-05-27 00:56
미국이 북한을 원색적으로 공격했다. 또한 단호한 제재 조치를 시사했다.
미 국무부는 25일(현지시간) 정례브리핑에서 북한에 대해 “주민들을 돌보고 먹여 살릴 능력이 없다”고 거칠게 표현했다. 국무부가 브리핑에서 이 같은 수준의 표현을 한 적은 거의 없다. 지난해 로켓발사나 핵실험 이후에도 ‘단호한 조치’ ‘국제적 의무 준수’ 등의 일반적 표현을 썼었다. 천안함 조사 발표 이후도 ‘호전적 행위 중지’나 ‘강력한 대응 조치’와 같은 단호하지만 절제된 외교적 표현을 구사했다.
이날 브리핑의 표현은 전혀 달랐다. 필립 크롤리 국무부 공보담당 차관보는 북한 조국평화통일위원회의 ‘남북관계 단절’ 발표와 관련해 “자기들 스스로도 경제가 실패했다고 인정하는 나라가 북한”이라면서 원색적으로 주민들을 부양할 능력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조평통의 발표는 “정말 이상한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어 남북관계 단절 선언을 “더 이상 북한 주민들의 장기적 이익을 해치는 조치는 없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천안함 침몰 원인 조사 결과가 나왔고, 국제사회가 북한을 비난하는 데도 아랑곳하지 않는 북한에 대해 의도적으로 강도 높은 불쾌감을 표시한 것으로 보인다.
크롤리 차관보는 향후 대북조치에 대해 “매우 강력하고 단호한 국제적 대응이 돼야 한다. 다양한 옵션을 검토하고 있다”고 거듭 북한을 몰아세웠다. 또 “경제적 조치와 관련해 우리가 독자적으로 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고 말해 곧 추가 금융제재 조치가 구체화될 것임을 시사했다.
국무부는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과 다이빙궈 중국 국무위원과의 북한 관련 대화 결과를 일단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그는 두 사람이 “솔직하고 자세한 논의를 가졌다”면서 “계속 긴밀한 협의를 갖기로 약속한 것에 대해 만족한다”고 밝혔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26일 이례적으로 한반도 상황을 1면 톱기사로 다루며 북한을 혹평했다. 신문은 북한의 남북관계 단절 내용을 전하면서 “무력 충돌 위험이 고조되는 등 한반도에 20여년 만에 가장 심각한 위기를 낳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북한의 조치는 ‘자멸적(self-destructive)’인 것으로 부유한 한국에 타격을 주기보다 북한의 붕괴하는 경제에 더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미 하원도 전체회의를 열어 천안함 조사 결과 지지, 북한 규탄, 국제사회 대응 촉구하는 내용의 대북 규탄 결의안을 의결했다. 하원 정보위원회 관련 소위는 26일 비공개로 한반도 상황 관련 청문회를 갖는다. 민주당의 집 웹 상원 외교위원회 동아태소위원장은 한반도 상황과 관련해 한국, 태국, 미얀마를 29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방문한다.
손영옥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