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라이벌 공약점검] 경기지사 후보 김문수·유시민
입력 2010-05-26 18:13
경기도지사에 도전하는 김문수 한나라당 후보와 야4당 단일후보인 유시민 국민참여당 후보의 핵심 공약은 지향점이 뚜렷하게 달랐다.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 이광재 사무처장은 26일 “김 후보는 성장 중심의 개발 공약과 민선 4기 정책에 연계되는 공약이 많고, 유 후보는 분배와 삶의 질 중심의 복지 공약과 행정혁신 공약이 다수를 차지하는 점이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김문수 후보=김 후보는 제1 공약으로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 3개 노선 총 174㎞ 동시 착공을 내걸었다. GTX는 지하 40∼50m에서 최대 시속 200㎞로 도심을 통과하는 대중교통수단으로, 이를 통해 경기도 주요 지역과 서울을 거미줄처럼 잇겠다는 구상이다. 또 경기 서해안권에 해양레저-비즈니스-물류벨트를 조성하고, 경기 북부에 첨단산업 기반을 확충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신 경기산업벨트 구축 계획도 내놨다.
경기매니페스토네트워크는 후보자 공약 분석을 통해 “김 후보의 공약에는 위기가정 무한돌봄 사업 확대, 유니버셜스튜디오 코리아 리조트 조성사업(USKR) 등 도지사 때 추진했던 사업들의 연속성을 강조한 것들이 많다”면서 “정책 지속성이 생긴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분석했다. 또 GTX 등 경기남북의 효율적인 교통환경 구축 등의 공약은 도민 체감도가 높고, 추진결과에 대한 효과 역시 빠르게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GTX, 평택항 개발, 서해안권 교통기반시설 확충 등 공약들이 대체로 대형 개발위주로 치우쳐 있다고 지적했다.
또 GTX 등 공약은 타당성 검증이 필요한 데다 대형 개발사업을 추진할 경우 타 분야에 대한 예산배분에 상당한 어려움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핵심공약에 도민참여 및 자치행정과 관련된 공약이 없고, 상대 후보자들과 비교하면 사회적 약자와 취약계층에 대한 배려와 지원이 부족한 것으로 평가했다.
◇유시민 후보=유 후보는 4대강 사업 반대와 실개천 살리기라는 대표 공약으로 현 정부와의 각을 세웠다. 여기에다 건설·토목 분야 예산 구조조정을 통한 재원 확보로 2014년까지 초·중등 무상급식을 실시하는 것도 핵심 공약으로 제시하고 있다. 시민공무원평가제와 주민참여예산제도 내실화, 시민감사위원회 설치 및 운영 등 3개 공약은 소통행정을 위한 정책이다. 유 후보는 이어 시·군·구에 있는 보건소와 보건진료소에 체력단련실, 노인건강교실, 순회이동버스 등을 운영해 노년층에 대한 건강·의료서비스 체제를 구축하겠다고 공약했다. 이 공약은 전체적인 고령화 추세를 반영한 것이다.
경기매니페스토네트워크는 유 후보의 공약은 일자리, 무상급식 등 도민들이 가장 관심을 갖는 현안에 대해 대안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평가했다. 여기에다 강력한 세출 구조조정, 판공비 및 홍보비 20% 이상 감축 등 불필요한 전시행정 축소를 통한 지방재정 확충 방안도 높게 평가했다.
하지만 정보기술 분야 벤처기업 육성, 사회 서비스 부문 30만개 일자리 창출 등은 구체적인 추진계획이 부족하고 지역발전전략 등도 탄탄하지 못하다고 비판했다. 또 광역 교통체계 정책방안 역시 미흡하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시민공무원평가제 등의 행정공약은 공무원들의 반발이 예상되며, 4대강 사업 반대 등 중앙정부, 시·군 지자체와의 갈등요인도 잠복해 있다고 지적했다.
한장희 기자 jhha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