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새골 주수일 장로가 들려주는 God´s Family Story] 가부장적인 19세기 남편들 아내의 수고·희생 인정하라
입력 2010-05-26 17:39
한번은 미국에 이민 간 친구 집에 며칠 묵은 적이 있었다. 그 친구는 한국에서 은행을 다니다가 이민을 가서 슈퍼마켓을 하고 있었다. 그래서 하루 종일 부부가 같이 나가서 일을 하고 들어왔다. 그런데 일단 집에 들어오니까 남편은 샤워를 하고 신문을 들여다보았다. 그리고 아내는 열심히 저녁을 차리고 식사를 같이했는데 식사가 끝나자 친구는 다시 열심히 TV를 봤고 아내는 설거지를 했다. 그리고 남편은 아내에게 커피를 타 와라, 과일을 깎아 와라 등의 잔심부름을 계속시켰다.
아내가 힘들고 피곤해 보이기에 친구에게 밖의 일을 같이하고 돌아와 집안일은 아내에게만 시키는 것은 좀 문제가 있는 것 아니냐고 슬쩍 물었다. 그랬더니 친구는 “남자가 어떻게 집안일까지 하냐? 안 그래도 아내가 불만이 많은데 너까지 그런 소리를 하면 문제가 커진다”고 하면서 내입을 막았다. 그래서 나는 ‘이 친구가 미국에 이민 와 살면서도 의식구조는 아직 19세기 한국형 가부장이구나! 아내가 아직 19세기형이니 망정이지 21세기 아내가 되면 큰 문제가 생기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닌 게 아니라 몇 년 후 그 가정에 큰 문제가 생겼다는 얘기를 듣게 됐다. 그래서 미국에서 세미나를 하는 기회에 강제로 그 친구 부부를 참석시켰다. 거기서 그 친구는 21세기형 남편으로 변했고 그 가정은 행복해졌다.
한국 남성들은 사람에 따라서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이 남존여비 여필종부의 사고방식을 그대로 가진 구세대의 가부장으로 남아 있다. 그래서 자녀양육을 비롯한 모든 가사를 아내에게 맡겨 놓고 자기는 밖에서 돈만 벌어다주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런데 이것이 남편이 경제를 다 책임지고 아내가 전업주부로 살 수 있었던 옛날에는 별문제가 없었다. 그러나 여자도 사회활동을 해야 하는 현대에는 문제가 생길 수밖에 없는 것이다.
요한복음 8장 32절을 보면 “진리를 알지니 진리가 너희를 자유케 하리라” 그리고 마태복음 7장 12절을 보면 “네가 대접받고자 하는 대로 남을 대접하라 이것이 곧 율법이요 선지자다”라는 말씀이 있다. 이는 남편들이 과거의 잘못된 습관과 전통, 문화로부터 자유로워져야 하고 아내 입장에 서서 아내의 필요들을 잘 살피고 이것을 좀 더 적극적으로 채워주어야 한다는 것을 가르쳐주는 말씀이다. 그리고 남편 뒷바라지와 자녀양육에 평생을 바친 아내의 수고와 희생을 인정해주고 그 짐을 가볍게 해주라는 말인데 이것은 바로 19세기 남편이 21세기 남편으로 변하는 것이고 21세기 아내와 같이 살면서 행복해질 수 있는 비결이 되는 것이다.
<사랑의집 이사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