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 귀에 심는 휴대전화 미래에 나올 것” 휴대전화 최초 발명 마틴 쿠퍼
입력 2010-05-26 00:48
미래에는 손에 들고 다니는 휴대전화가 사라지고 인간 귓속에서 통화가 이뤄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황당하게 생각해선 안 된다. 이 예측을 내놓은 사람이 바로 휴대전화를 최초로 발명한 사람이기 때문이다.
1973년 모토로라 연구소에서 휴대전화를 만들어낸 마틴 쿠퍼(82·사진)는 23일(현지시간) 미국 CBS방송에 출연해 “미래에 사람과 기계는 결국 하나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예상했다.
쿠퍼는 “가장 이상적인 전화기는 사람 귀 안에 심는 전화기”라며 “내가 전화기에 ‘몰리를 바꿔줘’라고 말하면 전화기가 ‘어느 몰리?’라고 확인한 뒤 바로 전화를 걸어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휴대전화 발명 당시도 회상했다. 차 안에서 무선 통화가 가능한 카폰은 2차 세계대전 직후에 이미 나와 있었다. AT&T 같은 거대 통신회사가 카폰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했고, 모토로라는 중소기업에 불과했다.
그러나 쿠퍼는 ‘사람은 돌아다니므로 개인용 전화기를 원한다’는 개념에 착안, 결국 휴대전화를 만드는 데 성공했다. 쿠퍼가 최초로 휴대전화로 통화한 사람은 AT&T 직원이었다. 그는 전화를 걸어 “안녕. 나는 지금 휴대전화로 전화하고 있어. 손에 들고 다니는 진짜 휴대전화로 말야”라고 말했다. 수화기 너머로 침묵이 흘렀다고 그는 기억했다.
쿠퍼는 휴대전화가 아직도 걸음마 단계라고 생각하고 있다.
“기술은 안 보이고 투명하고 그저 단순해야 한다. 또 휴대전화의 쓰임새는 더 넓어져 맥박 호흡 체온 혈압 등을 24시간 측정해 심장발작, 당뇨병 등을 예측해 주는 날이 올 것이다.”
휴대전화로 인한 사생활 침해를 우려하는 CBS 기자의 질문에 쿠퍼는 또 엉뚱한 대답을 내놓았다. “미안하지만 사생활은 과거의 얘기다. 사람들이 사생활 개념 전반에 대해 새로운 마음가짐을 가질 필요가 있다. 내 취향을 다른 사람이 알게 되면 알아서 맞춰줄 것이기에 나는 더 기쁠 것”이라고 말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