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용사’ 정보 애플 장터에… 천안함 유가족 “초상권 침해” 반발
입력 2010-05-25 18:57
국내 한 프로그램 개발업체가 애플 전용 앱스토어(온라인장터)에 유가족과 상의 없이 천안함 46용사의 개인정보를 담은 애플리케이션(응용 프로그램)을 만들어 판매했다. 유가족은 명예훼손이라며 고소하겠다는 입장이다.
천안함 실종자가족대표자협의회(실가협)는 “지난 18일 트램스앱스가 ‘천안함 46용사’라는 이름의 판매용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앱스토어에 등록했다”며 “고인의 초상권을 침해하고 명예를 훼손한 만큼 법적 대응을 하겠다”고 25일 밝혔다.
트램스앱스가 만든 애플리케이션은 천안함 용사 46명의 명단과 사진, 나이, 출생지, 임관연도, 가족관계, 학교 등을 상세히 기록한 프로그램으로 온라인에서 0.99달러에 판매됐다. 트램스앱스는 천안함 용사들의 영결식을 보다 이들을 추모하자는 의미에서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 애플리케이션이 다운로드된 횟수는 3차례.
그러나 실종자 유가족인 이정국씨는 “고인의 명예를 떨어뜨릴 수 있는 일”이라며 “유가족과 상의 없이 애플리케이션을 만들어 판 것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반발했다.
최수동 전 실가협 언론담당 대표도 “아무리 취지가 좋다고 하더라도 고인의 개인정보를 함부로 유출하고 판매한 것은 용서할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논란이 일자 트램스앱스는 애플리케이션을 무료화하겠다고 했다가 결국은 앱스토어에서 삭제했다. 해군 부사관 출신이라는 박재홍 트램스앱스 대표는 “천안함 용사들을 잊지 말자는 취지에서 애플리케이션을 개발한 것”이라며 “가족들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점과 상용으로 판매한 점 등에 대해 유가족들을 만나 고개 숙여 사과했다”고 해명했다.
전웅빈 기자 imu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