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천안함 美·中 공동 해결”… 中 “긴장보다 화해가 낫다”
입력 2010-05-25 23:06
미국과 중국이 베이징에서 열린 제2차 전략경제대화에서 천안함 침몰사건 후속 조치를 놓고 집중 논의했지만 이견을 좁히지는 못했다. 대화의 공동의장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과 다이빙궈(戴秉國) 중국 국무위원은 25일 폐막 공동기자회견에서 “양국이 한반도의 안정유지가 대단히 중요하다는 데 의견일치를 이뤘다”는 원론적 입장만 밝혔다.
◇천안함 사건=클린턴 장관은 “천안함 사건은 미국과 중국이 함께 대응해야 할 공동의 책임”이라며 안보리 제재 등 강경대응에 중국의 동참을 압박했다. 이어 “천안함 사건에 대해 효과적이고 적절하게 대응하기 위해 미국은 중국과 협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클린턴 장관은 “미국은 이번 사건과 관련해 북한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 회부하는 데 중국의 협력을 희망한다”는 입장을 밝혔다고 AP통신은 보도했다. 이에 다이빙궈 국무위원은 “유관국들이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 수호를 바탕으로 냉정과 절제를 유지해 유관문제를 적절하게 처리함으로써 한반도 정세의 긴장을 피해야 한다”고 말했다. 안보리 회부 등 강경대응에 사실상 부정적 시각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브리핑에서 “우리는 시종일관 대결보다는 대화가, 긴장보다는 화해가 낫다고 판단한다”면서 “유관 당사국이 냉정하고 절제된 태도로 관련 문제를 적절히 처리해 한반도 긴장 악화를 막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다만 양측은 현재 상황이 엄중하다는 데에는 인식을 같이하고, 향후 긴밀한 협력을 통해 한반도 정세 안정에 필요한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경제분야=미·중은 에너지, 환경, 과학기술 등 26개 협력분야에 합의하고 8건의 합의문에 서명하는 등 성과도 있었다. 하지만 양국간 무역갈등의 구체적인 원인이 되는 분야에 대해선 이견을 드러냈다. 티머시 가이트너 미 재무장관과 왕치산(王岐山) 중국 국무원 부총리가 공동의장을 맡은 경제대화에서 미국 측은 중국의 무역장벽 해소를 촉구했다. 반면 중국 측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움직임에 대한 우려를 표시했다.
중국의 시장경제 지위(MES)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졌지만 합의 도달은 없었다. 현재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주요 서방 선진국들은 중국이 국가 개입에서 자유로운 완전시장경제 체제라고 인정하지 않고 있다. 중국은 시장경제 지위 부여를 줄곧 요구하고 있다.
위안화 환율 절상 문제도 별다른 진전이 없었다. 클린턴 장관은 “재정과 무역 이슈와 관련해선 진전을 이뤘으나 골치 아픈 위안화 환율절상 문제는 추가적인 회담이 필요하다”고 밝혀 이견이 있었음을 시사했다.
베이징=오종석 특파원 js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