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 지방선거] 한나라 유세 대부분 ‘천안함’ 앞세워 野 공격
입력 2010-05-25 22:48
한나라당의 25일 유세는 전국 대부분의 지역에서 천안함으로 시작해 천안함으로 끝났다. 후보들과 찬조연설원들은 가는 유세장마다 천안함 문제를 끄집어내 민주당을 공격했고, 당 대변인과 중앙선대위 대변인 역시 천안함을 언급하며 ‘안보 투표’를 호소했다.
정몽준 대표는 아침 일찍 방송된 라디오 연설부터 천안함 문제를 언급하는 데 대부분의 시간을 할애했다. 정 대표는 “반민족적 범죄행위를 저지른 북한을 감싸고 도는 사람들에게 대한민국을 맡길 수 없다”며 “안보를 튼튼히 하고 경제를 살릴 수 있는 한나라당을 찍어 달라”고 했다.
‘북풍 유세’는 투표율이 높은 연령대인 지방의 중·장년층 유권자들에게 잘 먹히고 있다고 한다. 특히 충북과 경남 등 격전지에서 판세를 유리하게 만드는 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다는 후문이다.
이날 충북 지역에 총출동한 지도부는 예외없이 천안함 문제를 제기했다. 정 대표는 증평 유세에서 “민주당에서 왜 선거운동기간 중에 천안함 조사결과를 발표하냐고 따지는데, 그쪽은 2007년에 대통령 선거를 불과 2개월 앞두고 남북정상회담을 했던 사람들”이라며 “천안함 사태는 우리가 모르게 당한 일이라 우리 마음대로 시기를 조정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또 민주당 측에 국회 대북 결의안 채택을 촉구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청주 유세에서 “천안함 사태가 생긴 까닭은 고(故)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이 민족의 원수인 김정일의 요구에 따라 대한민국 국방백서에서 주적이 북한임을 삭제해 군의 기강이 해이해졌기 때문”이라며 “앞으로 김정일은 제2, 제3의 천안함 사태를 만들어낼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2의 비극을 막기 위해선 우리 군의 기강이 되살아나게 해야 한다”며 “한나라당에 힘을 실어줘 국방백서에 주적이 북한임을 당당히 밝힐 수 있게 해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안형환 중앙선대위 대변인도 음성에서 “충북의 중심이자 대한민국의 중심인 음성에서 대한민국을 지켜줘야 한다”며 “북한에 대해서 입도 벙긋하지 못하는 민주당이 대한민국을 지켜낼 수 있는지, 북한에 당당한 한나라당이 지켜낼 수 있는지를 잘 판단해 달라”고 말했다.
중앙당 차원에서도 천안함으로 민주당을 흠집내는 데 집중했다. 조해진 대변인은 “전통 야당의 맥을 이어온 민주당이 어떻게 이렇게까지 북한에 대해 한 마디 말도 못하는 종북(從北) 정당이 돼버렸는지 이해할 수 없다”며 “대한민국 야당의 장래가 걱정된다”고 꼬집었다.
손병호 김나래 기자 bhs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