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카페] 고발로 이어진 통신업계 과열 경쟁

입력 2010-05-25 21:42


통신업계의 과도한 초고속인터넷 가입자 유치 경쟁이 끝내 형사고발로 이어졌다.

SK브로드밴드는 자사 가입자 정보를 빼낸 KT 직원들을 형사고발했다고 25일 밝혔다. SK브로드밴드의 주장은 이렇다. 지난달 28일 KT 직원 2명은 대구시 달서구의 한 아파트 통신장비실(MDF)에서 SK브로드밴드 고객 전화번호를 몰래 수집하다 SK브로드밴드 직원에게 적발됐다. 이들은 SK브로드밴드 가입자 통신포트에 통신장애 처리용 전화기를 연결한 뒤 전화를 거는 방식으로 발신자 번호를 알아냈다고 SK브로드밴드 측은 주장했다.

SK브로드밴드에 따르면 현장을 들킨 KT 직원들은 불법 행위를 시인하는 확인서를 썼다고 한다. SK브로드밴드 측은 “영업직원들의 경쟁은 어쩔 수 없지만 이번 경우는 도를 넘어선 행위로 형사고발을 하지 않을 수 없었다”고 밝혔다.

KT 측은 공식적인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사실관계를 조사해봐야 알겠지만 여러 정황으로 볼 때 잘못이 있었던 것 같다. 앞으로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조치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일은 초고속인터넷 업계 가입자 빼앗기 경쟁의 과열 양상을 단적으로 보여준 예에 불과하다. 문제는 이와 유사한 일은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다는 점. 초고속인터넷 시장은 이미 포화상태이기 때문이다. 남의 불행이 나의 행복이 되는 초고속인터넷 업계의 현실이 안타깝다.

천지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