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우리는 어찌되나”… 개성공단 ‘간당간당’

입력 2010-05-25 22:52

“모든 것을 개성공단에 투자했는데 앞으로 어찌되는 건지 정말 답답합니다.”

개성공단 입주 기업들은 25일 우리 정부의 천안함 대응과 관련, 교역 중단 대상에서 제외되긴 했지만 앞으로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몰라 전전긍긍하는 모습이었다. 이들은 “당장 철수하기도 어렵고, 그렇다고 계속 투자하기도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재영솔루텍 관계자는 “27일 기준으로 개성공단 체류 인원을 9명에서 5명으로 줄이라는 공문을 받았다”며 “줄어든 체류 인원만큼 당일로 인원을 보충할 계획이라 당장 생산에는 큰 차질이 없을 것으로 보이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답답하다”고 말을 흐렸다.

태성산업은 26명에서 11명으로 줄이라는 통보를 받았다. 업체 관계자는 “업체별로 체류 인원을 절반가량 줄이면 부족한 인원을 출퇴근 인력으로 채운다 해도 생산 차질이 생기는 건 당연하다”며 “앞으로 개성공단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불안감, 상황이 악화될 수 있다는 위기감 때문에 임원진도 고민이 많다”고 전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개성공단을 폐쇄하기 쉽지 않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정부 소식통은 “개성시 인구가 10만명 조금 넘는데 개성공단에서 일하는 근로자가 4만명 이상 된다”면서 “공단이 폐쇄돼 우리 쪽에서 개성에 전기를 안 대주면 개성시민들은 식수도 저수지에서 길어 와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공단이 폐쇄될 경우 개성공단 근로자들에게 80달러 내외의 월급이 끊기는 것은 물론 식수 문제도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천식 통일부 통일정책실장은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에 출연, “정부가 개성공단을 유지하기로 한 고민과 결정을 북한이 잘 이해하고 협조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개성공단 유지는 북측의 협조 여부에 달렸음을 다시 한번 강조했다.

한편 남측 임가공업체 대표들은 이날 엄종식 통일부 차관과의 간담회에서 이미 반출된 원부자재로 만든 제품만이라도 반입할 수 있도록 제재를 유예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러나 통일부는 “사안별로 검토할 수밖에 없다”며 부정적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안의근 권지혜 기자 jhk@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