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 폭락 29조 허공으로… 코스피 44P↓·환율 35원↑
입력 2010-05-26 00:39
온통 파랬다. 업종은 물론 대형 우량주, 중소형주를 가리지 않았다. 쌓이는 매도 주문에 이유는 없었다. 25일 우리 금융시장에 ‘검은 화요일(Black Tuesday)’이 찾아왔다.
진행형인 유럽 재정위기로 허약해진 증시에 ‘북풍(北風)’은 공포였다. 이성을 잃은 투자자들은 희망과 불안 사이에서 갈피를 잡지 못했다. 하루 만에 시가총액(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에서 28조9010억원이 허공으로 증발했다. 한 투자자문사 관계자는 “하루 종일 멍하니 시세만 바라봤다. 한마디로 패닉”이라고 했다.
코스피지수는 44.10포인트(2.75%) 내린 1560.83으로 장을 마쳤다. 지난 2월 8일 1552.79 이후 가장 낮은 수준으로 곤두박질했다. 연기금 등 기관이 5359억원을 순매수하며 구원투수로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코스닥시장은 상처가 더 깊었다. 코스닥지수는 전일 대비 26.37포인트(5.54%)나 내려앉으며 449.96으로 끝났다. 코스닥지수가 440선으로 밀리기는 지난해 4월 6일(447.94) 이후 처음이다.
특히 외국인은 증시에서 현물과 선물을 동시에 매도했다. 당분간 안보 리스크가 계속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는 이유다.
외환시장은 전운이 확산되는 듯 크게 출렁였다. 원화 가치는 이틀 만에 55.9원이 떨어졌다. 북한이 전투태세에 돌입했다는 뉴스가 전해지자 몇 분 만에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이 27.90원이나 오르기도 했다.
환율은 외환당국의 개입으로 추정되는 물량이 유입되면서 전일 대비 35.5원 오른 1250.0원으로 마감했다. 2009년 8월 19일 1255.8원 이후 9개월여 만에 최고치다.
유럽 증시도 24일에 이어 25일 또다시 폭락세로 출발했다. 영국 런던 FTSE지수는 개장 직후 -3%를 기록했다. 뉴욕증시도 마찬가지였다. 다우지수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1% 하락한 9855선에서,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는 1.8% 내린 1054선에서 장을 열었다.
한편 정부와 한국은행은 대응책 마련에 들어갔다. 한은은 통화금융대책반을 본격 가동했다. 정부는 26일 오전 7시30분 과천청사에서 경제 분야 합동대책반 두 번째 회의를 열 계획이다.
김아진 기자 ahjin8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