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인정보 보호 미흡 대책 낼것”… 반성문 쓴 페이스북
입력 2010-05-25 18:22
개인정보 노출 문제를 둘러싸고 소셜네트워킹 시장이 요동치고 있다.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킹 사이트인 페이브스북은 개인정보 노출 정책에 대한 네티즌의 집단 반발에 ‘움찔’했다. 페이스북 창업자 마크 주커버그는 24일(현지시간) 미 워싱턴포스트(WP)에 기고한 공개서한을 통해 “사생활 보호와 관련해 간과한 부분이 있었다”며 개선을 약속했다. 그는 “사생활 보호 정책이 지나치게 복잡했다”면서 “제3자의 개인정보 접근을 보다 손쉽게 차단할 수 있는 시스템을 수주 안에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이 같은 ‘반성’은 페이스북이 개방과 연결을 기치로 지난해 말 개정한 개인정보보호 규정에 대한 반발이 심상치 않다고 판단한 것으로 풀이된다.
페이스북은 기본 공개대상에서 제외됐던 출신학교와 거주지 등 개인프로필도 공개항목에 포함시켰다. 최근엔 사용자 간 사적 대화를 제3자가 몰래 들여다볼 수 있는 것으로 드러나면서 논란은 더욱 뜨거워졌다. 뉴욕타임스(NYT)는 23일 최근 수주간 페이스북 이탈 움직임이 거세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안티 페이스북 사이트인 ‘쿠잇페이스북데이닷컴(QuitFacebookDay.com)’은 오는 31일을 ‘페이스북 집단 자살의 날’로 정해 탈퇴를 독려 중이다. 동참 의사를 밝힌 네티즌은 현재 1만3000여명이다.
정책 당국의 규제 움직임도 부담으로 작용했다. 캐나다 개인정보담당관 제니퍼 스토드다르트는 이코노미스트 최신호(22∼28일)와의 인터뷰에서 “페이스북이 캐나다 정부와 약속했던 개인정보규정을 빨리 내놓지 않으면 감독기구의 공식조사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유럽연합(EU)과 미국 연방거래위원회도(FTC)도 미흡한 사생활보호 대책에 대해 이미 경고했었다.
이 기회를 살리려는 경쟁 사이트의 움직임과 신생 사이트 출현도 활발하다. 2005∼2007년 풍미하다가 신생 페이스북에 밀려난 마이페이스는 사생활보호 강화 시스템을 진작 가동해 권토중래를 노리는 상황이다. 핍이오(Pip.io)는 지난 2월 개설해 2만여명의 회원을 확보하고 있다. 가입자 4억명의 페이스북에 비할 바는 못 된다. 하지만 이 회사 공동창업자 레오 시미주는 23일 NYT와의 인터뷰에서 “지금이 우리에겐 기회”라며 자신감을 피력했다. 원소셜웹, 크래브그래스, 엘르그 같은 대안 사이트도 있다.
시카고의 프로그램 개발업자 마이클 시새리는 페이스북에 대한 사생활 침해 우려가 높아지자 오픈 소스 프로젝트 ‘애플시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애플시드는 사용자가 자신의 고유한 소셜네트워킹 허브를 구축할 수 있게 해준다.
손영옥 선임기자 yosoh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