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음 만드는 박테리아 발견… 사막화 방지 활용 기대
입력 2010-05-25 18:22
눈과 비를 일으키는 박테리아가 기후변화를 막는 도구가 될 수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5일 보도했다.
일련의 과학자들이 최근 몇 년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박테리아 일종인 참다래 꽃썩음병 병원세균(Pseudomonas syringae)이 섭씨 0도 이상에서도 얼음을 만들어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몬태나 주립대학 식물병리학자 데이비드 샌즈 박사는 NYT와의 인터뷰에서 “이 일대 산악의 얼음을 조사한 결과 70%에서 이 박테리아가 발견됐다”고 말했다.
참다래 꽃썩음병을 일으키는 이 박테리아는 식물을 공격하는 수단으로 일종의 단백질을 생산한다. 이 단백질은 0도 이상에서 공기 중 수증기를 모아 빙핵(얼음의 가장 작은 단위)을 만들어내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 빙핵은 다시 주변 온도를 낮춰 더 큰 얼음을 만든다. 이 단백질이 식물 표면을 얼리면 박테리아는 갈라진 얼음 틈으로 침투해 영양분을 얻는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이 박테리아가 미국, 모로코, 프랑스, 남극대륙, 심지어 대기권 상층부의 구름 속에서도 발견됐다는 점이다. 일부 과학자는 이 박테리아가 구름 속에서 수증기를 비와 눈으로 바꾸는 결정적인 역할을 해온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샌즈 박사는 사막화와 기후 변화도 이 박테리아로 설명했다. 소나 양이 풀을 먹으면 박테리아가 살 수 없게 되고, 결국 비가 오지 않아 사막화된다는 것이다. 또 박테리아가 살 수 없을 정도로 높은 온도가 일정기간 이상 지속돼도 역시 강수량이 줄게 된다. 그는 “반대로 이 박테리아가 잘 번식하는 식물을 심으면 사막화를 효과적으로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NYT는 그러나 “이 박테리아가 기후 변화의 결정적 요인인지는 아직 불확실하다”고 전했다.
김지방 기자 fattyk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