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일보 독자권익위원 칼럼] 콘텐츠 특화하고 변화하는 독자 욕구 살펴야
입력 2010-05-25 18:11
필자는 국민일보 ‘평생독자’다. 창간 때부터 신문을 구독하고 있다. 몇 년 전에 집을 옮겼다. 이사 가기 하루 전 국민일보 본사에 이사한다는 사실을 알렸다. 바로 다음날부터 이사 간 집으로 신문이 배달되었다. 감동이었다. 이것이 국민일보 독자서비스의 힘이 아닌가 싶다.
신문은 독자가 존재할 때 힘을 얻는다. 독자 없는 신문은 죽은 신문이다. 영향력도 없다.
내가 알기로는 국민일보는 초창기에 대대적인 독자 배가 운동을 벌였다. 당시 누적 집계로는 200만 독자가 확장됐다고 했다. 1∼2년 사이 엄청난 숫자의 독자가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현재의 국민일보 독자 수는 그렇지 못한 것으로 알고 있다. 이유는 두 가지라고 본다. 하나는 초창기 독자를 제대로 관리하지 못한 점이고, 또 하나는 독자를 붙잡는 기사의 질과 힘이 부족했다는 점이라고 판단한다. 안타까운 일이다.
종이신문이 위기라고 한다. 지면에 게재된 기사가 스마트폰, 아이패드 안으로 들어가 언제 어디서나 기사를 불러 읽어볼 수 있게 됐다. IT기술의 덕분이다. 때문에 신문업계에 종사하는 사람들은 구독률이 줄어들까 걱정한다.
신문은 기사의 정확성과 신뢰성을 먹고 산다. 인터넷 등을 통한 소셜 미디어의 힘이 아주 커졌지만, 종이신문이 가지고 있는 특성과 장점은 여전히 건재하다고 본다. 따라서 종이신문의 위기론에 주눅들 것이 아니라 오히려 특성과 장점을 살려 나가는 변화의 도전이 필요한 때라고 판단한다.
신문은 온갖 쓰레기 정보가 섞여 혼란스럽게 떠다니는 인터넷 속의 정보를 독자가 선별할 수 있는 안목을 길러줘야 한다. 단편적인 기사보도보다는 깊이 있는 분석과 해설 논평을 심층적으로 하게 된다면 독자를 다시 신문 앞으로 끌어올 수 있을 것이다. 지난 20일 발표된 ‘천안함 조사 결과’ 보도는 신문의 특징과 존재 이유를 잘 보여주는 하나의 사례다. TV가 현장감 있는 실시간 보도와 화려한 그래픽으로 시청자의 눈을 붙잡았지만, 신문지면에 담긴 심도 있는 해설과 분석, 긴장감을 던져 주는 헤드라인, 한눈에 뉴스를 읽을 수 있는 편집구성 등은 신문의 존재 가치를 잘 보여주었다. 그리고 헤드라인은 신문이 갖는 또 하나의 생명이다. 같은 내용의 보도인 경우 타지와 차별화하는 방안 중 하나가 곧 헤드라인의 특화다.
초창기 국민일보의 ‘특화편집’은 지금도 회자되고 있다. 구어체 표현과 적확한 핵심을 표출해 낸 당시 편집은 그 자체가 국민일보의 상징이었다고 생각한다. 국민일보는 다른 신문이 갖지 않은 아주 독특한 지면을 갖고 있다. 미션섹션으로 특화된 지면이다. 국민일보의 성공한 ‘상품’이라고 판단된다. 필자는 여기서 국민일보가 탄탄히 생존할 수 있는 길을 본다.
대기업그룹이 만든 상품을 중소기업이 똑같이 만들면 결과는 뻔하다. 중소기업은 자기만의 고유 특화상품을 만들어 시장을 공략하는 것이 사는 길이다. 신문도 같은 이치다. 국민일보가 가지고 있는 무기는 ‘사랑 진실 인간’이라는 사시(社是)에서 찾을 수 있겠다. 곧 국민일보의 보도 방향을 함축한다. 국민일보다운 콘텐츠가 무엇인지 가르쳐 준다. 국민일보 주 독자층은 철새독자가 아니다. 상품권 몇 장에 옮겨 다니지 않는다. 국민일보의 든든한 후원군이다. 그렇다고 안주한다면 안 될 일이다. 변화하는 독자의 욕구를 꾸준히 살펴 지면에 담아내는 일이 국민일보에 주어진 과제다.
◇본 칼럼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지원을 받아 제작되었습니다.
장재진 극동대 언론홍보학과 (겸임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