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 목소리] 캡틴 박지성의 수평적 리더십

입력 2010-05-25 18:00

지구촌 축제인 월드컵이 얼마 남지 않았다. 태극전사들은 2002년 한·일 월드컵에서의 4강 신화를 가슴에 안고 다시 한번 남아공 월드컵에서 기적을 준비하고 있다. 그 중심에는 붉은 유니폼에 노란색 완장을 찬 대한민국 캡틴 박지성이 있다. 평발이고 왜소한 체격 때문에 K리그와 대학으로부터 외면당한 그는 “눈물을 흘리는 대신 내일의 승리를 위해 오늘 땀을 흘린다”는 열정으로 피나는 연습을 통해 세계 최고의 명문 구단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축구팀 선수가 되었고 한국 축구팀 주장이 됐다.

한국 축구에서의 주장은 권위와 강력한 카리스마적 리더십으로 팀을 장악하는 정신적 지주로 인식되어 왔다. 그러나 박지성은 이러한 고정관념을 깨뜨렸다. 박지성이 보여준 새 리더십은 친구 같은 수평적 리더십이다. 수평적 리더십은 권위에 의존하지 않고 경청과 배려의 자세로 상대방과 소통하여 구성원들이 어떤 목표를 향해 나아갈 수 있도록 유도하는 리더십을 말한다.

박지성은 명확하고 설득력 있는 비전을 제시하고 솔선수범한다. 그는 최고의 선수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을 먼저 낮추고 동료를 위해 헌신적인 플레이로 솔선의 모범을 보여 자연스럽게 균열 없는 하나의 팀을 만들었다. 이런 그의 새로운 리더십이 한데 어우러져 한국 축구를 한 단계 진화시켰다고 평가받고 있다.

2010년 남아공 월드컵에서 ‘원정 16강’을 넘어 결승전까지 태극전사들의 멈추지 않는 도전이 계속되기를 기원한다.

이재학(농협 구미교육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