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남아공 월드컵 단독중계” 공식 선언
입력 2010-05-25 18:06
SBS는 25일 서울 목동 SBS 사옥에서 ‘2010 남아공 월드컵 방송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남아공 월드컵 단독 중계를 공식화했다.
허인구 SBS 스포츠단장은 “KBS, MBC와 진행된 협상은 결렬됐다. 경기 화면을 보면서 스튜디오에서 중계하는 ‘오프튜브 중계권’ 협상도 여러 현실적인 이유로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KBS와 MBC는 방송통신위원회에 협상 과정을 보고한 지난 3일 이후에도 ‘오프튜브 중계권’을 놓고 협상을 요구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SBS는 ‘남아공 월드컵’을 단독 중계한다. 전체 64경기 중 56경기는 지상파에서, 동시간대 진행되는 8경기는 SBS스포츠 채널을 통해서 중계해 한 경기도 놓치지 않는다는 계획이다.
SBS는 이 외에도 음성 다중 중계, 3D 중계 등 새로운 시도로 독점 중계의 한계를 극복한다는 방침이다. 한국전 3경기에 한해 2개의 해설을 제공하는 음성 다중 중계는 시청자에게 캐스터를 선택할 권리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월드컵 사상 최초로 FIFA에서 지정한 25경기는 3D로 중계된다. 경기 영상에 소니 광고가 붙고, 화면에 소니 로고가 새겨지는 문제에 대해서 SBS는 “가급적 3D 중계가 상업적으로 이용되지 않기를 바라지만 FIFA가 그렇게 결정을 한다면 원칙을 따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확정된 김병지, 박문성, 장지현, 김동완 등 전문 해설위원 외에, 차범근 등 스타 해설자도 섭외해 해설의 수준을 높일 계획이다.
한편 월드컵 중계권 재판매에 대해 SBS는 “KBS, MBC와는 협상이 결렬됐지만 IPTV, 스카이라이프 등 다양한 플랫폼과의 협상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허 단장은 “IPTV, 스카이라이프와는 재전송 협상을 진행 중이며, 케이블 SO에는 월드컵 중계권 저작권이 SBS에 있다는 공문을 보내 권리가 원칙적으로 우리에게 있음을 명시했다”고 밝혔다.
또한 북한과의 협상에 대해서는 “북과 접촉하려면 정부의 허가가 필요한데 상황이 안 좋아서 협상을 못하고 있는 상태”라고 말했다. 이 외에도 기업이 진행하는 월드컵 길거리 응원전, 음식점에서 열리는 월드컵 마케팅 등에 대해서는 그에 대한 전시권료를 FIFA에 제공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편 SBS의 단독 중계 발표와 관련 KBS는 “SBS의 불법적인 중계권 획득에 대해 곧 법적 절차에 들어간다. 이르면 27일, 늦어도 이달 안에 SBS를 업무방해와 사기 혐의 등으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한다”라고 말했다. MBC도 “다음주쯤 SBS를 상대로 민형사상 소송을 제기할 것”이라고 밝혀, 월드컵 중계권을 둘러싸고 지상파 방송 3사의 법정 다툼이 본격화될 전망이다.
이선희 기자 sunny@kmib.co.kr